"요즘 유행은 이탈리아 스타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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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30면

국내에서 요즘 인기를 끄는 수입 브랜드는 대부분 이탈리아산이다. 이탈리아 디자인은 허리선을 강조하고 어깨선이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어깨에 주름을 잡아 활동성을 높이기도 한다. 바지는 길지 않아야 한다. 정통 이탈리아 맞춤정장은 소매 끝 단추 구멍을 셔츠 단추처럼 풀어 접어 올릴 수 있게 한다. 제작을 기계가 아닌 손바느질로 해야 정통 이탈리아 스타일로 친다. 손바느질은 기계바느질보다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양복은 미국식이었다. ‘아이비리그 스타일’로 불리는 미국식 정장은 몸에 붙지 않고 넉넉한 박스형으로 허리선이 강조되지 않는다. 양복의 원조인 영국의 양복은 이탈리아식보다 딱딱한 느낌이다. 바지는 통이 좁고 길이도 상당히 짧은 편이다. 그 외에 프랑스식이 주를 이루는 유러피안 스타일이 있는데 귀족문화의 영향으로 어깨선을 높게 강조한다. 정통 유러피안 스타일은 뒤트임이 없고 몸에 꼭 붙는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미국 브랜드로는 ‘브룩스’가 대표적이다. 유러피안 스타일의 브랜드는 지방시·겐조(이상 프랑스), 휴고 보스(독일)가 인기다. 영국 브랜드는 던힐·폴스미스가, 이탈리아 브랜드는 아르마니·제냐·구찌·프라다 등이 대표적이다.

‘제니스’ 양복점 이병문 대표는 “1960년대까지 미국식이 유행했다면, 70~80년대엔 허리선을 강조하고 어깨가 딱딱한 유럽식이 인기를 끌었다”며 “80년대 후반 다시 품이 넉넉한 스타일로 돌아갔지만 2000년 이후엔 체형이 드러나는 이탈리아 스타일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양복을 입기 시작한 것은 1895년이다. 고종 황제가 외국 의복도 착용이 가능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양복을 착용할 수 있게 됐다. 1905년에는 국내인이 운영하는 양복점이 서울과 평양 등 대도시에 들어섰다. 맞춤양복기술협회 한광수 사무국장은 “60년대엔 협회 회원사 수만 2만 개가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며 “지금은 회원사가 1500여 개로 줄어들었지만 맞춤양복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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