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Review] 이지스함의 ‘알파 ~ 오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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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의 방패 이지스-
대양해군의 시대를 열다
김민석·양욱·유용원 지음
플래닛미디어, 348쪽, 1만9800원

 지난달 21일 새벽, 북태평양 해상. 미국 해군의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인 레이크 이리함에서 거대한 불꽃이 피어 올랐다. 앞쪽 갑판에 있는 Mk 41 수직발사기에서 최대 사거리가 500㎞나 되는 SM-3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SM-3는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이날은 고장 난 채 247㎞ 상공의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정찰위성이 목표물이었다. 하얀 연기를 뒤로하고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미사일은 시속 3만6667㎞ 속도로 위성을 맞췄다.

9600t급인 레이크 이리함은 수백㎞ 안에 있는 비행기와 미사일을 찾아서 추적하고, 필요한 경우 요격미사일을 쏘아서 제거할 수 있는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책은 이지스함의 세계를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루고 있다. 이 가공할 무기체계에 대한 고급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기술력과 해군력이 어떻게 국력으로 직결되는가도 파악할 수 있다. 원래 다가오는 적기와 단거리 미사일로부터 함대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이지스 전투체계는 이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은 물론 우주전쟁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 외국정보도 상세하지만, 한국이 건조한 이지스함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2007년 5월25일 현대중공업에서 진수, 올해 실전 배치 예정인 7600t급 세종대왕함이다. 1000개의 목표물을 추적하고 2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의 자체기술을 더해 여느 이지스함보다 많은 128기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이런 기술과 장비를 바탕으로 지역 해군을 넘어 대양 해군으로 발전해나가는 한국 해군이 든든해 보인다. 가격은 1조1000억원을 넘는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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