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느끼며>강한 엄마로 살아가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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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랜만에 가족의 중요함을 느끼게 해주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해준 영화를 보았다.
제시카 랭이 주연한 『아빠의 빈 자리』란 영화였는데 정신적.
경제적으로 의지하며 살아온 남편을 불의의 사고로 잃고난 뒤 홀로 사회인으로 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흡사 나이기라도 한 것처럼 가슴이 아려왔다.우리들은 가족이 얼마나 소중 한지 모른채습관처럼 살다가 한 모서리가 없어져버리면 그때야 깨닫는다.그가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모든 생활을 남편에게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온 엄마는 갑자기두 아이를 혼자 키워야하는 가장으로,일어서기에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너무 나약하기만 했다.자신의 무능력에 괴로워하며 우울증에 빠져 무너져버리는 엄마.결국 영화는 두 아이와 새로 사귄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일어서 마침내 강한 한 여자로 거듭 태어나는 해피엔딩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아마도 나자신이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여주인공처럼 방황하는 나약한 엄마가 되고 말리라는 일체감 때문이리라.가정에서 안일하게 살면서 서서히 자신을 잃어버리고 현실에서 도 태돼가는 나 자신의 모습이 영화 속에 어른거렸던 것은 나만의 자격지심일까.
나는 강하게 일어서기로 했다.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아내로서도,엄마로서도 아닌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영화를 본지 한달여.요즘 나는 스스로 생활태도가 바뀌어가고 있음을 느낀다.목표가 있는 삶이란 확실히 생산 적이다.아직완전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조덕분」으로 홀로 설 수 있으리라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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