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證市 어디까지 갈것인가-증권관계자의 원인.추세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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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값이 1년래 최저수준에서 맴돌면서 주식시장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지난 92년8월 이후 이어져온 대세상승국면이 끝난게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주식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일반투자자들이 발붙일 곳은 계속 없을 것이라는 불 만의 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의 원인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최근의 주가 흐름=지난달 이후 주가는 기관투자가들이 받쳐왔다.특히 이달들어 24일까지 2천82억원의 純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관들이 대형우량주만 집중매수하면서 기관의 손이 미치지 않는 대형제조주.금융주등 대중주(大衆株)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따라 대중주를 주로 보유한 일반투자자 가운데 시장을 떠나는 사람이 늘었고 이는 고객예탁금의 감소로 이어졌다.점차 기관들의 힘만으로 장세를 받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바뀌었고이번주들어 대형우량주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의 원인=무엇보다 경기 정점(頂點)논란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연8%를 넘는 GNP성장을 거듭하면서경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정부도 틈만 나면 물가안정에 주력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결국 중화학공업 중심의 팽창을 어떻게안정적인 성장국면으로 軟착륙시키느냐가 관건인데 올들어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경공업.중소기업쪽은 전에 없는 불황을 겪는등경기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어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특히 연15% 안팎까지 상승한 시중금리는 주식시장엔 직격탄이다.가만히 앉아서 연1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 골치 아프게 주식투자할 필요있느냐는 생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들어 은행의 금전신탁에 1조2천여억원, 저축성 예금에 1조5천여억원,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5천억원 가까운돈이 몰렸다.반면 고객예탁금과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은 수백억원씩 줄었다.
◇주식시장의 대세가 꺾인 것인가=시장에서는 지난해 연중최저치인 종합주가지수 8백55선 또는 엘리엇 파동이론상 바닥권인 8백~8백20선을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이 선이 깨지지 않는 한대세상승 기조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2년여 이어진 대세상승은 지난해 11월로 일단락됐고,앞으로는 경기의 軟착륙 여부에 따라 새로운 대세상승 국면이 나타나든지,침체기로 접어들든지 판가름날 것이다.』(동서증권 투자분석부金知煥과장) ◇반등은 가능할까=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이 경기흐름을살피는 소강국면을 지속하겠지만 시장의 속성상 짧은 반등국면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상반기중 큰 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그러나 주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5월중 한차례 자율반등 국면이 예상된다.』(한진투자증권 柳寅采전무)『블루칩은 기관.외국인들이 받치고 있고 대중주는 지난 92년 종합주가지수 4백대 때보다 주가가 낮 은 상태여서 더 떨어지기 어렵다.현재 주가는 바닥권이다.』(조흥증권 압구정지점 洪碩瑢차장) ◇어떤 종목이 반등을 이끌까=대체로 대형우량주와 낙폭과대주의 고른 반등을 점치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장세의 근간은 역시 실적이 호전되는 대형우량주다.하지만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가 나오면 대중주를 중심으로 한 낙폭과대주도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해 볼만하다.』(대우증권 투자분석부 柳根星부장) 高鉉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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