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성공학 특강 주부들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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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격무.스트레스.직장생활의 애환등으로 「괴로운 남편」을 위해 아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최근 전문화.분업화되는 우리 사회의 추세에서 밀려나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퇴장 신드롬」에 시달리는 남편들이 속출하면서 남편의 위축된 어깨를 펴주자는 두 강좌가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있다.
「남편을 위한 성공 코디네이션 교실」과 「남성학 특강-남성 氣살리기」가 바로 그것.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멋들어진 옷차림을 강조하는 코디네이션교실과 이보다는 정신적인 위안이 중요하다는 남성학 특강은 정반대되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 지만 공통적으로 「남편에게 자신감을 되찾아 주자」는 모토로 주부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못생긴 톱모델 김동수(金東洙.38)씨가 진행하는 「남편을 위한 성공코디네이션 교실」은 직장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멋쟁이 옷입기 강좌.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지난 17,18일 양일간 공개강좌를 가진 이 강좌에는 모두 7백여 주부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옷차림은 직장생활의 예의가 아니죠.단정하고 바른 옷입기가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金씨는 샐러리맨들의 자신감은 바른 옷차림에서부터 풍겨나오기 때문에 주부들의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샐러리맨들의 기본복장인 정장의 경우 격조를 잃지 말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옷을 제대로 입는 것은 물론 색상의 조화도 중요하다는 설명.예를 들어 정장에 받쳐입는 드레스셔츠(와이셔츠)의 소매깃은 반드시 양복 소매깃에서 1~1.5㎝ 정도 나와야하며 목의 깃 역시 칼라 위로 1~1.5㎝ 올라와야 제대로된 옷입기라는 것이다.
코디네이션교실이 외모교실이라면 남성학강좌는 내면교실.이달부터3개월과정으로 서초문화원강당에서 매주 화요일 열리는 이 강좌는주부경영학교 강경란(姜慶蘭.43)씨가 남편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고민을 함께하는 방법을 강의한다.
『샐러리맨이 직장에서 갖고 있던 평생직장.정년보장이라는 기대감이 명예퇴직.조기퇴직제 도입으로 붕괴되면서 남편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남편의 어깨가 처지는 이 때남편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아내 입니다.』 姜씨는 곤경에 처했더라도 선뜻 아내에게 털어놓고 얘기하는 남편이드문 것은 그만큼 부부간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설명. 따라서 세상은 혼자서가 아니라 둘이 함께 개척해 나가야할 곳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부담을 나눠갖는 노력으로 남편의움츠러든 가슴을 펴주자고 주장한다.
이 강좌를 들은 문지영(文智榮.34.서울강동구길동)씨는 『무조건 남편에게 잘해준다고 氣를 살려주는 것이 아니고 대화를 통해 힘든 짐을 나눠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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