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Life] 미혼 여성은 산부인과 갈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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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자궁질환이 많은가=조사대상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여성. 증상 없이 결혼 등 필요성에 의해 미혼여성 검진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람들이다. 검진센터 이정노(산부인과)소장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여성까지 포함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높은 수치”라며 “실제 임상에서 자궁근종이나 난소물혹, 질염 환자를 흔하게 본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의 자궁질환은 환경과 생활의 총체적 변화에 기인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다. 젊은 여성들의 개방된 성생활을 엿볼 수 있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세포의 돌연변이를 일으켜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난포가 포도송이처럼 만들어지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성석주 교수는 “비만하거나 생리가 불규칙한 사람에게 많고, 몸에 털이 나는 등 남성적 외모를 가진 여성에서도 나타난다”며 “남성 또는 여성호르몬 증가 등 호르몬 균형이 깨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질염은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 즉 옷이나 생리도구가 원흉이다. 나일론 속옷이나 꽉 끼는 청바지 등은 땀의 발산을 막아 습한 환경을 만든다. 탐폰이나 루프 같은 생리용품 사용, 과다하게 질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도 질염을 일으킨다.

◇예방을 위해선=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암의 선두를 다툰다. 따라서 성경험이 없는 여성은 먼저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유리하다. 성 교수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네 가지 바이러스 타입이 있다”며 “감염되지 않은 나머지 타입에 면역력을 갖게 함으로써 발병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비만과 관련이 있는 선진국형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식증 또는 내막암까지 진행한다는 보고가 있어 임신을 원하지 않더라도 규칙적인 생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에게 질염이 많은 것은 세균 증식에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 이를 방치하면 골반염이나 신우신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치료를 받는다. 이 소장은 “사춘기에는 생리불순 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굳이 검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성관계가 시작되면 정기적으로 연 1회 정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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