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 디자인 2년 만에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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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청사 완공 이후의 시청 일대를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처마 모양 지붕 위에는 태양전지판이 설치된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신청사 건립 추진 2년여 만에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2005년 12월 신청사 디자인 발주 이후 문화재 심의 부결 및 반대 여론 등에 부닥쳐 다섯 차례나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디자인에는 ‘전통·시민·미래’라는 개념이 담겨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설계안은 유걸 ㈜아이아크 대표가 만들었다.

◇전통과 조화 이룬 곡선 디자인=최종 디자인은 52m 높이(지상 13층, 지하 5층)의 새 청사가 기존 본청을 뒤에서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전통 건축물의 상징인 처마 개념을 도입해 곡선미를 살렸다. 건물 외벽은 전체가 투명 유리로 설계됐다. 연면적은 9만4100㎡. 지난해 12월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협의에 따라 신청사 높이 제한이 기존 90m에서 110m로 완화됐지만, 최종 디자인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설계안보다 낮아졌다.

유 대표는 “서울에서 높게 뻗은 건축물은 인왕산 등 산줄기와 부딪친다고 생각해 ‘수평적인’ 건물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심사를 맡은 심우갑 건축학회장도 “기존 수직적 건물로는 신청사 디자인에 대한 논쟁을 종식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건물 높이를 낮춘 설계안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서울광장에서 본관을 거쳐 뒤편의 신청사로 진입할 수 있는 전통 양식의 다리도 설치된다. 이 다리 밑에는 물을 흐르게 해 예스러운 느낌을 더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경복궁에 드나들던 군신들이 광화문에서 근정전에 들어서기 전 물이 흐르는 영제교 위에서 액을 물리치던 전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첨단 친환경 건물로=외관과 함께 고려한 것이 환경과 편의성이다. 처마 모양의 지붕은 여름엔 태양 빛을 막아 건물의 온도 상승을 막고, 겨울에는 반대로 빛을 잘 들어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두 겹의 유리가 일정 공간을 두고 외벽을 구성하는 ‘더블 스킨’ 기법을 사용해 기존 유리 외벽 건물의 약점으로 지적된 냉난방 에너지 효율 문제도 극복한다. 또한 외부 벽체는 얇은 유리를 여러 겹 겹쳐 놓는 ‘커튼 월’로 구성해 바깥 공기가 자연스럽게 유입되도록 했다.

신청사는 연면적의 30% 이상을 시민문화공간으로 할애했다. 각종 공연이 가능한 1000석 규모의 다목적홀과 스카이라운지, ‘에코 플라자’(환경광장) 등 시민을 위한 공간이 배치된다. 종합민원센터인 다산프라자, 사이버홍보관, IT전시관, 종합관광정보센터, 취업정보센터, 도시계획관, 외국인을 위한 원스톱 비즈니스센터 등도 갖추게 된다. 수유실과 보육시설, 여성 휴게방, 식당 및 건강시설 등도 배치할 계획이다. 시는 다음 달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가 2011년 3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0년 후를 내다본 자랑스러운 서울의 상징,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신청사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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