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東大 개교한달-공부하는 대학 일단 합격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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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영어회화.컴퓨터 마스터,전원 기숙사 생활,실무형 학사 양성」등 전혀 새로운 대학모델(本紙 94년12월23일字 보도)을 제시하며 올 대학입시에서 전교생 평균 수능성적 1백50점의 돌풍을 일으킨 경북포항의 한동대(韓東大.총장 金泳吉) .
개교 한달이 지난 한동대는 독특한 학사.교과 운영과 활기찬 분위기속에서 「대학 무한경쟁 시대의 총아」로 이미 합격점을 받고 있다.
오전6시 기상,오후6시50분 9교시 종료,자정까지 도서관과 전산실,오전1시 기숙사 취침-.생물학과 金여름(19.서울이화외국어고 졸)양의 평일 시간표다.
심야까지 개방되는 도서관과 전산실(2백50석)은 주말에도 밤을 잊은 학생들로 빈자리가 거의 없다.전국에서 모인 4백명(여학생 1백5명)의 입학생들이 영어회화와 컴퓨터,그리고 모두 원서로 된 교과서들을 놓고 벌이는 전쟁.그래서 학생 들은 자신들을 「한동고 4년생」으로 부르지만 결코 불평이 아니다.
『다른 곳에선 상상못할 여건속에서 「진짜 공부」의 맛을 만끽하며 다들 가족처럼 지내요.』서울대 가정대에 복수합격했으나 「색다른 대학」의 유혹 때문에 이곳을 택했다는 金양은 『한마디로만족스럽다』고 했다.
설립당시 인성교육 차원에서 도입한 자원봉사도 학생.교수들이 크게 보람을 느끼는 필수과목으로 자리잡았다.
학과에 관계없이 각각 20명안팎의 남녀학생과 담임교수로 구성된 21개 팀별로 대상을 정해 3학년2학기까지 매주 1회 포항지역의 장애인시설을 중심으로 각종 봉사활동을 벌인다.
근로의무(Work Duty)도 빠트릴 수 없는 색다른 일과.
매일 점심시간후 오후1시부터 45분간 역시 팀별로 할당된 강의실과 기숙사등을 청소한다.金총장과 교수.교직원들도 모두 참여,각자 사무실.연구실.화장실등을 청소해 드넓은 대학내에 고용된청소원은 단 4명뿐이다.
별난 규정은 이밖에도 얼마든지 많다.
영어.컴퓨터등 기본과목의 성적이 저조하면 주 2회 저녁시간을이용한 보충수업을 받도록 했고 「한동필독서」로 선정된 동서양 고전 1백72편중 방학때마다 두권씩 골라 읽은뒤 독후감을 쓰고발표하게 한다.한문과목도 필수로 해 상용한자 1천8백자를 의무적으로 익힌다.
중간.기말고사 대신 「양심시험제」라고 해 강의시간 이외의 시간을 이용,무감독.재택(在宅)을 원칙으로 한 시험을 수시로 치르는 것도 이채롭다.
지난 연말이래 전국의 학교.기관 등의 초청이 쇄도해 벌써 50여차례의 강연을 다녔다는 金총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첫 졸업생이 배출될 4년뒤를 주목해달라』고 말한다.
[浦項=金錫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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