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청중추태 너무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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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달 3월20일 조수미와 런던필 내한공연이 열린 세종문화회관.연주회 시작전 장내 안내방송 덕분에 삐삐소리는 멎었다.그러나 기침소리등 분위기가 소란하자 런던필 단원들은 연주도중 지휘자 대신 객석을 쳐다보기도 했다.
『비창』교향곡 연주때는 악장마다 박수가 터져나와 단원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3월30일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지휘자가 무대에 등장한 후에도 청중들이 자리를 찾느라 이리저리 쏘다니자 오트마 마가는지휘를 시작하려다 말고『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Incredible)이라고 중얼거리며 객석을 몇번씩 쳐다보 았다.
3월31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 맨 앞쪽에 앉아 있던 중년여성 3명이 이구동성으로 『와,죽여준다』고 외쳐 청중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쇼스타코비치 소나타 1악장 시작부분에서는 마이스키 가 연주하다말고 활을 멈추었다.
객석에서 터져 나온 삐삐 소리 때문이었다.연주를 다시 시작하자 또 하나의 해프닝이 벌어졌다.뒤늦게 입장한 한 여성이 자리를 찾아 합창석을 가로지르며 누벼다녔다.
지난 3일 내한공연을 가진 소프라노 바버라 헨드릭스.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 곤혹을 치렀던 작년공연 때문인지 예술의 전당측에 미리 팩스를 보내 『3~4곡씩 묶어서 연주할 때 중간에 박수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주문했다. 이같은 현상은 많은 청중이 몰리는 음악회일수록 자주 나타난다. 음악계에서는 성숙한 관람자세를 위한 안내방송과 함께 중간휴식 전에는 청중을 입장시키지 않는 조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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