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폴란드 경제 好시절 지났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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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한 직후 폴란드에서 돈을 버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싸게 산 물건을 비싸게 팔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퀘맥인터내셔널社도 그때를 그렇게 회상한다.싱가포르산 컴퓨터를 찾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으며,컴퓨터 수입판매에서 벌어들이는회사측의 이익은 엄청났다.90년 2백만달러에 불과했던 퀘맥인터내셔널社의 매출은 지난해 8백만달러로 4배나 늘어 났다.
그러나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져 수지맞추기도 급급하게 됐다.상황이 이렇게 바뀌자 퀘맥인터내셔널社는 1백개의 일자리중 20개를 없앴다.동시에 장사가 잘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용 컴퓨터쪽에 영업비중을 두기 위해 개인용 컴퓨터(PC)시장 에서는 손을떼기로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은 25%나 줄어들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힌다.
이 회사의 크리지스토프 피직회장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사정은 수백만명의 동유럽 기업가들이 겪는 것과 마찬가지다.자본주의로 돌아선 이후 시간이 갈수록 이들은 현금부족,금리상승,외국업체와의 경쟁등으로 인해 활기를 잃고 있다.
여기에다 그들은 영세기업을 크고 안정된 기업으로 키우는데 필요한 경영테크닉도 부족하다.인플레이션이나 대출금 상환 또는 회계장부 처리에서도 경험이 거의 없다.
피직회장은 『이런 모든 문제들을 처리함에 있어 상당한 애로를지니고 있다』고 시인한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퀘맥인터내셔널社과 같은 신생회사들은 이제야 동유럽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시작한 서양기업들의 주된 목표물이 된다.
폴란드 기업자문서비스社를 이끌고 있는 찰스 밴더 만데일은 『폴란드는 다국적 기업에 흡수되기 위해 소련으로부터 해방된 것이아니다』고 강조한다.경영컨설턴트인 그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토양에 맞는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갖춰야 하는데,폴 란드기업은 이점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자유시장경제를 꾸려갈 희망은 신생기업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현실은 적이 걱정된다.
한편 폴란드에서는 89년이후 약 2백만명이 크고 작은 사업에참여했는데 그중 중소기업은 매년 10%씩 커가고 있다.폴란드경제에서 민간의 비중이 3분의2를 차지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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