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産 불량칩PC 대량 나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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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개인용컴퓨터(PC)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일부 제품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만산(臺灣産)불량 주기판(主基板)이 내장된 제품이 용산전자상가등에 대량으로 나돌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전자상가등의 컴퓨터 조립업체들이 판매하는 대만산 불량 주기판을 사용한 PC는 연산(演算)기능을담당하는「캐시메모리」가 플라스틱 모조품으로 바뀌어 있어 용량이큰 데이터를 처리할 때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캐시메모리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주(主)메모리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자료나 정보를 저장하는 고속기억장치다.따라서 이 칩을 사용하면 복잡한 수치계산이나 동(動)화상등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때 속도가 5배 정도 빨라지게 돼 48 6급 이상 PC에는 대부분 이 칩이 내장돼 있다.용산상가 관계자는『최근 불량 캐시메모리를 사용한 PC가 월 3천여대 용산상가에 나돌고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이같은 불량제품을 구입한 대부분의소비자들은 즉시 제품의 이상을 발견 하지 못해 피해 사례가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최근 용산상가 조립업체에서 PC를 구입한 김연주(金淵株.24.서울 논현동)씨는『가끔 키보드가작동되지 않고 처리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 같아 불량품으로 의심하고 구입업체에서 P C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용산상가 테인시스템 김인철(金寅哲.30)씨는 『조립업체도 불량메모리의 식별이 불가능해 판매 제품중 불량품으로 판명된 제품은 부품을 교체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량 주기판이 내장된 PC가 유통되고 있는 것은 최근 PC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비해 반도체의 공급이 달리면서 캐시메모리 가격이 올들어 최고 10% 이상 급등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지적된다.
삼보컴퓨터 기술연구소 김홍배(金弘培.39)이사는 『불량 메모리를 사용한 PC는 데이터가 많은 그래픽파일을 실행시킬 때 속도가 눈에띄게 느려진다』고 지적하고 그래픽파일을 작동해 보는 것이 좋은 식별방법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전산과 윤종필(尹鍾弼.38)교수는 『컴퓨터를 처음 작동시킬 때 캐시메모리 용량이 표시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수치를제품규격과 대조해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金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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