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민주당과 공화당 가운데 어느 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좋을까.
기업에 대한 규제와 부유층에 대한 누진세를 강조하는 민주당보다는 감세 등 친기업 성향의 공화당이 주식 투자에 더 이로울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는 정반대였다.
역대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중의 주식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대통령 당시의 평균 수익률이 공화당보다 5%포인트 더 높았다고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신호(1일자)가 보도했다.
UCLA 재정학과 페드로 산타클라라와 로젠 폴카노프 교수 등의 최근 연구 결과 1926~2000년 물가 변동을 감안한 주식 투자 금액 대비 시세 차익.배당금 등 수익의 비율은 민주당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연평균 12.3%, 공화당 대통령 재임때는 8%로 나타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임 기간(2001~2003) 중 매년 5.8%씩 뒷걸음질 친 것을 감안하면 양당 대통령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재임 기간 중 주식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연평균 14.2%의 수익률을 낸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대통령이었다. 2위는 13.4%를 기록한 공화당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최악의 대통령은 지난해 시장을 회복세로 되돌려 놓기는 했지만 부시 현 대통령이 차지했고, 두번째가 연평균 2.1%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던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 등 공화당 대통령의 연임 기간이었다.
양당 간에 주식 투자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 것은 공교롭게도 공화당이 경제 불황기 때 집권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통령 임기의 30%가 불황이었던 반면 민주당 때는 10%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의 알베르토 알레시나 정치경제학 교수는 "대체로 임기 말에 민주당 대통령들이 후임 공화당 대통령들에게 인플레이션을 물려줘 후임자는 긴축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화당 대통령의 실적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공화당 대통령이 당선된 선거 다음날의 평균 주가 상승폭은 0.7%로 민주당 대통령(0.5%)보다 높았다. 공화당이 반짝 반등효과는 가진 셈이다.
또 주식시장과 대체재의 성격을 띤 채권시장의 경우 중.장기 채권의 연평균 수익률에서 공화당 대통령 때가 민주당보다 5%포인트 더 높았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은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을 부시 대통령보다 좀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방송은 전국의 투자자 556명을 여론 조사한 결과 41%가 케리를 선호한다고 응답했으며 40%는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정효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