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日젊은이,신흥종교에 왜 빠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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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금 일본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젊은이중 결코 큰 숫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이들에게 새로운 종교가 유행하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때문인가.
먼저 두가지를 지적해 두고 싶다.
하나는 새로운 종교가 선진국 현상이라는 점이다.교육정도가 낮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구미(歐美)국가들에서도 컬트(cult:예배와 의식)와 오컬트(occult:신비주의)는 크게 번성하고 있다.반대로 前근대적 사회에서는 전통 종교이외의 다른 종교는 억압되고 있다.
또 하나는 일본종교사의 특수성이라는 점이다.일본 종교사에는 단절(斷絶)이라는 것이 없다.옛것 위에 새것이 덮어씌워질 뿐이다.이 결과 일본인은 과학기술의 결정인 자동차에 교통사고를 막아달라고 부적을 붙이거나 컴퓨터공장을 세울 때 지 진제(地鎭祭)를 하면서도 아무런 모순을 느끼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현상이 있다.현대 과학이 너무 진보하는 바람에 과학과 신비사이의 임계선(臨界線)이 불분명해졌다.
그 때문에 젊은이들은 새로운 종교가 선전하는 초자연과 초능력을별로 경계하지 않는다.
게다가 일본의 자녀키우기와 교육에 문제가 있다.많은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과보호와 지나친 간섭으로 자립을 방해받고 있다.
새로운 종교는 그곳을 파고들어 속삭인다.『부모와 끊고 이리로 오라.그러면 진실된 자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편 교육현장에서는 정답을 의심치 않고 받아들이는 학생이 좋은 아이다.교조(敎祖)에 예종(隷從)하는 새로운 종교신자의 예비군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오움진리교 말고도 새로운 종교단체에엘리트대학 의학부나 이학부.법학부등의 출신자가 얼마든지 있다는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움진리교는 철저한 격리(隔離)집단이다.격리야말로 파괴적 종교의 가장 큰 특징이다.격리집단에서는 어떠한 망상이라도 점차 현실미를 띠어간다.
새로운 종교에서는 교조와 현장 지도자의 연령이 신자와 별 차이가 없다는점도 매력의 원인이 되고 있다.어른사회의 귀찮은 규제가 여기에는 미치지 않는다.이것은 매력이지만 위험도 있다.
마지막으로 종말의식에 대해 언급치 않을 수 없다.지금 세계는舊사회주의국가들 뿐아니라 자유주의국가들도 마약.에이즈.홈리스로고민하고 있다.다른 나라들에서는 민족간 싸움이 끊임없다.거기에지구현상의 환경파괴와 에너지 고갈등 수많은 난제들이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세기가 끝나고 있다.젊은이들의 불안과 위기감은 크다.지금 사회를 만든 어른세대의 책임도 되물어지고 있는것이다. ◇필자약력▲1931년생▲일본 도후쿠大 문학부교수(구약성서학.고대이스라엘사.종교학).신학박사▲저서『신종교와 일본인』『성서와 일본인』『통일협회의 원리운동과 그 대책』『사이비 유대인과 일본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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