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13일 금리 결정 이번엔 동결 유력하지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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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12면

유난히 길었던 설 연휴가 끝나간다. 우리가 중국·대만 등과 함께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에도 세계 경제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처 방안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위기 진원지 미국에선 의회가 7일(현지시간) 1680억 달러(약 15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하(4.25%→3%) 조치에 이어 고강도 처방이 또 나온 것이다. 유럽에선 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금리를 5.5%에서 5.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회는 금리(4%)를 동결했지만 조만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로선 세계 각국의 부산한 움직임을 따라잡느라 바쁜 한 주를 보내야 할 것 같다.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잠시 한눈 팔다간 헛다리를 짚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은이 설 이후 물가 안정(금리 인상)과 경기 진작(금리 인하) 중 어느 쪽을 중시해 통화정책을 펴나갈지 이날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현 금리(5%)의 동결을 점치고 있다.

현재 시장에 금리 인상과 인하 요인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를 고려한다면 금리 인상을 고민할 시점이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연간 목표치(3.5%)를 웃돌았다. 원유·곡물 등 국제 원자재의 가격 강세로 물가 상승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은으로선 금리 인상 카드를 매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금리를 내리는 추세여서 딜레마다. 국내외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당장 2%포인트의 금리 차익을 노리고 밀려드는 미 핫머니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워가고 있다. 미 경기 침체의 파장에 선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다. 무역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내수마
저 움츠러드는 기미가 확연해지고 있다. 게다가 보름 뒤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올해 6% 경제 성장을 목표로 총력전을 펴려는 신생 정부의 금리 인하 압력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한은이 13일 보낼 시그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주

5일 미국 서비스업 지수 하락=미 1월 서비스업 지수가 41.9로 전달(54.4)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이번 주

12일 통계청, 1월 소비자전망 조사 발표
15일 통계청, 2007년 가계수지 동향 발표=가계 소득 양극화가 어떻게 진행됐을지 주목된다. 2006년엔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이 643만원으로 하위 20%(83만원)의 7.7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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