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아프리카 5개국 순방 중국 어떻게 나올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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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호 12면

아프리카는 지금 세계의 ‘신대륙’이다. 가난ㆍ부패ㆍ질병ㆍ내전은 여전하지만 더 이상 주변부만은 아니다. 세계 석유의 5분 1을 공급한다. 산유국이 몰린 서부 아프리카는 제 2의 걸프다. 지난해 3월 나이지리아의 대미 원유 수출량(4100만 배럴)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쳤다. 중국의 하루 원유 수입량(약 260만 배럴)의 3분의 1이 아프리카산이다. 아프리카는 희귀 금속의 보고(寶庫)다. 니켈ㆍ크롬ㆍ텅스텐 등의 매장량이 많지만 개발되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희귀 금속은 박막TVㆍ휴대전화ㆍ하이브리드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된다.

아프리카가 강대국의 각축장이 된 이유다. 미ㆍ중의 쟁탈전은 치열하다. 자원 확보와 외교ㆍ안보상 이해가 얽혀 있다. 중국은 지난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잇따라 아프리카를 찾았다. 요체는 차이나 머니와 자원의 맞교환이었다. 자원 확보라는 중국의 지상명제 앞에 희생양이 속출했다. 중국은 주민 학살을 방조하는 수단 정부에 무기를 공급했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 움직임도 저지했다. 인권은 온데간데없었다. 중국은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 대만 고립 외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안의 경제력 역전에 힘입어서다. 아프리카의 친중국화는 유엔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 제기를 막는 방패막이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와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의 움직임도 주도면밀하다. 지난해 아프리카군사령부 창설 계획을 발표했다. 표면상 이유는 아프리카의 안전과 평화이지만 안정적 석유 확보와 떼놓을 수 없다. 중국 견제의 인상도 풍긴다. 미국은 2025년까지 중동산 석유 수입량의 75%를 다른 자원이나 지역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의 원유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효과적인 대테러전을 위해서도 아프리카의 안정적 관리는 불가결하다. 아프리카는 테러단체의 온상이 돼 왔다. 이래저래 아프리카는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15~21일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한다. 취임 후 두 번째이자 마지막 방문이다. 아프리카 개발과 에이즈ㆍ말라리아 퇴치가 주 의제라고 한다. 하지만 인도적 슬로건 이면에는 미국의 아프리카 경영전략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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