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담배'가 오히려 건강에 더 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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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담배’라고 하면 유해물질이 덜 들어있고 건강에도 덜 해로운 담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건강에 덜 해롭기는 커녕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고 YTN이 보도했다.

‘저타르’또는 ‘저니코틴’담배는 타르 함량 1㎎, 또는 0.5㎎의 담배를 가리키는 말. 애연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흡연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3%가 저타르 저니코틴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학력 소유자나 흡연 기간이 10∼19년의 흡연자가 저타르 담배를 찾아 건강과 금연을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저타르 담배를 찾았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순한 담배로 바꿨지만 오히려 담배를 더 많이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타르 담배는 담배 필터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연기에 공기가 섞이게 만든 것이지 타르 자체를 제거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담배를 피울때 필터 부분의 구멍을 손가락이나 입술로 덮게 되면 타르를 더 많이 흡입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 설사 타르를 덜 빨아들인다고 해도 담배 연기에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40여 가지 발암물질과 첨가물질이 함유돼 몸에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흡연자의 심리적인 요인도 문제다. 몸에서 원하는 양을 채울때까지 더 깊이 들이마시고 더 많이 피우게 되기 때문이다. 금연을 위한 전 단계라며 피우는 ‘순한 담배’가 오히려 금연을 방해하고 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2.3%는 저타르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순한 담배’는 건강에 도움도 안 되고 금연을 위한 지름길도 아닌 셈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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