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면서 음악 들을 때 "배터리 필요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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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간단한 보호대를 착용하기만 해도 휴대폰 10대에 필요한 5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공원에서 가볍게 산책만 해도 무릎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낸다는 것이다. 이 에너지로 휴대폰은 물론 의족(義足), 이식 장기 등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발을 앞으로 내딛을 때 다리에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장치다. 보행시 무릎은 최대한 앞으로 뻗었다가 발이 땅에 닿기 전에 다시 구부리는데 이때 보호대에 장착된 기어가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버너비의 시몬 프레이저 대학 맥스 도넬란 교수는 발전기를 달았다고 해서 걸을 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근육은 모터 작용을 하는 만큼 브레이크 작용도 한다”며 “이 장치는 걸음걸이에서 ‘브레이크’단계에서만 전기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발이 땅에 닿기 직전에 무릎을 구부릴 때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6명을 대상으로 러닝 머신 위에서 정상적인 보행 속도로 걷기 실험을 했다. 발을 뻗을 때(워킹 단계) 발전기를 돌리면 발을 구부릴 때(브레이크 단계)보다 2와츠 많은 전기를 생산했다. 하지만 발전기의 무게가 보행자의 부담을 증가시켜주기 때문에 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1W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2.3W의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브레이크 단계에서만 발전기를 돌리면 1W의 전기를 생산할 때 1W 이하의 노력만 기울이면 된다.

무릎에서 전기를 얻는 방법은 팔굽을 구부려서 라디오, 손전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법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라디오, 손전 등은 1W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8W의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장비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고 착용감을 개선한다면 실용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장비는 일반적인 보행자뿐만 아니라, 장기 작전을 나가는 군인, 전력 공급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야영객이나 긴급구조팀 등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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