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蜂起-성난 벌떼처럼 여기저기서 일어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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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蜂은 훼(벌레 충)과 봉(마주칠 봉)의 결합이다.산이 마주쳐솟아 오른 것이 峰,길을 걷다가()마주치면 逢(만날 봉),실(멱)을 마주쳐 합치면 봉(꿰맬 봉),쇠붙이(金,칼)끼리 마주치면 鋒(칼날 봉),불을 서로 마주쳐서 연락을 취 하는 것이 烽(봉화 봉)이다.
蜂은 벌레(훼,곤충)가 마주치는(봉)것으로 「벌」을 뜻한다.
벌이 워낙 분주하게 날아 서로 부딪칠 것만 같다고 해 만든 글자다. 起는 몸(己)이 달린다(走)는 뜻이다.달리기 위해서는 먼저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일어날 기」자가 된다.
따라서 蜂起는 「벌이 일어나는 것」이 된다.
벌집을 잘못 건드리면 성난 벌이 떼를 지어 달려든다.그야말로벌떼같이 몰려와 쏜다.따라서 蜂起라면 여기 저기서 벌떼같이 일어나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진시황(秦始皇)이 죽고 아들 호해(胡亥)가 섰지만 포악과 사치는 오히려 아버지보다 한 술 더 떴다.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백성들이 여기 저기서 들고 일어났다.
사마천(司馬遷)은 그것을 「蜂起」로 표현했다.
마침내 진(秦)이 망하고 마지막까지 남아 천하를 다루었던 자가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다.그러니까 두 사람은 여왕벌이었던 셈이다.마침내 유방이 이겨 나라를 세우니 이것이 한(漢)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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