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제2공장 준공한 정몽구 회장 "인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7호 25면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오른쪽)이 2일 준공한 인도 첸나이 제2공장 생산라인을 돌며 인도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파이팅-.” 2일 인도 남부의 최대도시 첸나이 부근에 있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선창을 하자 인도법인 간부들이 따라 외쳤다.

전날 대한항공 전세기로 8시간의 비행 끝에 첸나이에 도착했지만 정 회장은 피곤한 기색조차 없었다. 오히려 만면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 현대차 인도법인은 제2공장을 준공했다. 2005년 11월 착공한 이 공장은 지난해 시험 생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날 준공식과 함께 양산에 들어갔다. 엔진과 변속기 공장을 포함해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연간 30만 대 생산이 가능하다.

“인도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 품질의 차량을 내놓아 인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정 회장은 준공식 인사말을 하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준공식을 마친 뒤 포토라인으로 이동하는 도중엔 임직원들의 두 손을 맞잡고 머리 위로 흔들며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인도 공장 사랑은 각별하다. 1998년 연산 30만 대 규모로 완공한 첸나이 제1공장이 소형차의 글로벌 전진기지이기 때문이다. 이날도 정 회장은 “10년 만에 제2공장을 완공해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인도법인을 현대차의 글로벌 소형차 허브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상트로(국내 브랜드는 아토스)로 시작된 인도의 성공신화를 공장 증설로 이어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대차는 99년 이후 줄곧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117만7000여 대가 팔린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는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지 업체로 확고부동한 1위를 지키고 있는 마루티(52.4%)에 비해 한참 뒤진 것이지만 3위 업체 타타(14.7%)를 여유 있게 제쳤다.

인도 공장은 현대차의 해외 생산기지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해외법인으로, 이번 증설로 6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춤으로써 현대차의 최대 해외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신흥 거대시장 인도에서 점유율 2위를 고수해온 점도 정 회장의 환심을 산 대목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새로 나온 i10을 처음 타봤는데 참 좋았다”며 “올해 인도 내수시장 규모가 130만 대로 커질 것이기 때문에 제3국 수출을 포함해 53만 대(지난해 32만7000여 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의 글로벌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은 올해 두 개의 카드를 뽑았다. 한국 내수시장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앞세워 수입차의 공세를 이겨내고, 해외시장에선 글로벌 전진기지를 확충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도와 러시아·중국·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판매목표를 (260만 대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311만 대로 책정한 것에서도 정 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올해도 세계 곳곳을 누빌 계획이다. 4월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베이징 공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꾼다. 연산 30만 대인 베이징 공장의 생산 규모를 두 배로 늘려 중국형 아반떼·쏘나타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엔 올 가을 연산 10만 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2011년 현대·기아차그룹은 국내 300만 대, 9곳의 해외 생산기지 303만 대 등 6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 회장은 “우리 연구개발(R&D) 능력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겨뤄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