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말 美,日에 한국양보 고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은 2차세계대전 종전 직전 일본본토 공략에 따른 막대한 희생을 줄이기 위해 일본이 항복하는 조건으로 한국과 대만(臺灣)을 계속 지배토록하는 계획안을 작성했었음이 처음 밝혀졌다.이와함께 미국은 식민지를 포함한 일본영토를 美.英. 中.蘇 등 4강이 분할점령케 하고 이에 따라 한반도를 영국의 단일 지배하에 두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했었음이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美전쟁부(War Department)작전국 전략정책단장으로 1945년 2월 이후 일본 항복과 한반도 점령 정책을 입안해온 조지 린컨 준장의「문서철」에서 확인됐다.
이 문서철은 김기조(金基兆.국민대)박사가 美육군사 관학교 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것을 발굴해 본사 현대사연구소에 단독 제공한것이다. 「대일전(對日戰)을 종식시키기 위한 비망록」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핸리 스팀슨 美전쟁부장관이 합동참모부 부장대리인 토머스 핸디 육군대장에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서류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한국과 대만을 일본의신탁통치 아래 두고 계속지배를 허용토록한다는 것이었다.
中央日報가 입수한 또 다른 문서「합동기획참모부를 위한 비망록:점령 지역-일본과 일본이 소유한 영토」(45년 7월15일 美전쟁부 산하 전략정책단 작성)에 따르면 미국은 원자폭탄 개발이미완성인 시점에서 소련의 극동지역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국.대만 등 일본의 식민지를 포함한 일본제국 전체를 분할하거나,또는 일본 본토를 美.英.中.蘇 등 4강이 분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제국 전체를 분할할 경우 일본 본토는 미국,쿠릴열도.사할린.만주 등은 소련,한국은 영국,대만은 중국이 분할 점령하도록하자는 것이 미국의 계획이었다.
일본 본토를 4강이 분할 점령할 경우 미국은 도쿄(東京)와 나고야(名古屋)등 혼슈(本州)의 주요 정치와 산업중심지역,소련은 쿠릴열도.사할린.홋카이도(北海道).혼슈의 야마가타(山形)縣과 후쿠시마(福島)縣 이북지역,중국은 시코쿠(四國 )와 규슈(九州)지역,그리고 영국은 오사카(大阪)와 고베(神戶)산업지역을포함한 혼슈의 후쿠이(福井)縣에서 야마구치(山口)縣까지를 점령하도록 돼있었다.
이같은 계획은 스팀슨전쟁부장관에 의해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계속 주장됐으나 45년7월16일 원자폭탄 개발 성공으로 해리 트루먼대통령은 이 계획을 폐기하고 미국의 한반도 단독점령으로 정책을 바꾸게 됐다.
李東炫〈本社현대사전문기자.政博〉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