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KDI.KIET원장 교체에 담긴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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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차동세(車東世)와 이규억(李圭億)」.두 사람이 각각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KIET)의 원장직을 맡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의 등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대 경제부처(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산하 싱크탱크에서 사실상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을의미하는데다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남다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11일로 개원 24주년을 맞는 KDI의 경우 71년 개원 이후 김만제(金滿堤.現포철회장)초대원장의 인맥이 주류를 이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중간에 다소 기복이 있긴 했지만.
그러나 車원장은 경제학자로서의 경력을 KIET에서 쌓기 시작,무려 11년 가까이 KDI원장을 지내며 자신의 인맥을 가꿔온金회장과는 거의 무관한 인물이다.
KIET 역시 KDI맨인 이규억원장을 맞아 새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두 원장의 면면이 만만치 않고,따라서 최근 몇년간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던 두 국책 연구기관의 면모를 일신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車원장은 경제학자로서의 명성 못지않게 새정부들어 급부상한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마산고.서울대 경제과를 나와 美 밴더빌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89년부터 럭키금성경제연구소장을지내면서 6共말기 김영삼(金泳三)당시 민자당총재의 대권가도에 경제브레인으로 뛰어들었다.
산업조직론과 공정거래제도 부분의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李원장은 현 정권과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그는 金대통령과 오랫동안 야당생활을 함께 한 원로정치인 이충환(李忠煥)前 신민당 최고위원의 아들이다.당사보다는 정치인의 사랑방이 현실정치의 무대였던 60,70년대에 李씨의 집을 수시로 드나들던 YS는 특히 수재소리를 듣던 어린 이 규억 학생을귀여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孫炳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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