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붕괴 진단-하락멈춤 장담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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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달러하락 멈출 것인가.
전세계 외환시장에 불었던 태풍이 잠시 주춤거리고 있다.주요시장에서 지나친 달러貨 폭락에 대한 경계 때문인지 90엔까지 붕괴되었던 달러화가 다시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이제 더이상 달러화 폭락은 없을 것인가.그 대답은 당장은 그렇다고 말할수 있으나 안정국면은 아니라는 것이다.즉 지금 당장은 그린스펀 美연준(聯準)의장이나 티트마이어 獨연방은행총재와 같은 거물들이 지나친 달러하락에 관심을 표명한 것 에 대해 외환시장이 무게를 두고 있는 징조가 보이고 있다.
또한 수급 양면에서 달러를 던지는 힘과 엔. 마르크를 사려는힘간에 잠시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된다.그러나 세계각국의 어느 전문가도 자신있게 더이상의 달러하락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지 못하고 있다.애당초 이번 달러폭락도 사 실상 예측하지못할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는 정보통신의 기술발달로 전세계 경제가 지나치게 통합돼 있는 구조적 산물이다.즉 엄청난 양의 자금이 컴퓨터키만 누르면 즉시 국경없이 이동하고 있고,정보가 즉각 알려지고있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오늘날의 국제시장은 불과 몇년전과 전혀다른 시장인 것이다.어떻게 보면 냄비가 빨리 끓고 식는 현상이벌어져 자금이 뭉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이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책이 효력이 없고 오히려 섣부른 개입이 시장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우려 때문에 일반인 들에게는 방관하고 있다는 인상까지 줄 정도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차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는 점은 시장에서환율은 떨어지기도 하고 오르기도 한다는 사실이다.당분간 달러환율은 오를 수도 있다.멕시코사태가 호전되고 각국의 신속한 대응에 맞추어 시장이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 고 해서 당초달러하락이 촉발되었는가의 구조적 문제인 멕시코경제위기 또는 미국의 적자나 생산성 약세등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돌발사태가 터질 경우 달러하락행진은 언제든지 다시 시작될 수 있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번 게임의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가장 큰 피해를 본 측은 일본과 일본의엔을 많이 빌린 나라들이다.가장 큰 득을 본 측 은 달러로 빚을 지고 있는 미국기업들이다.
〈張鉉俊 국제경제부장.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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