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어음부도율 82년來 최고-4백55개 기업 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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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연초부터 걷잡을 수 없이 솟아올랐던 시중 돈 수위는 점차 가라앉고 있으나 2월중 서울지역 어음 부도율은 또다시 지난 82년의 이철희-장영자(李哲熙-張玲子)사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간신히 설을 넘긴 한계 기업들이 2월 들어 설자금이 대거 환수되는 과정에서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데다 덕산그룹의 대규모 부도사태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화 수위가 많이 낮아진데다 덕산 부도의 파장 확대를막으려는 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에는돈이 비교적 넉넉히 풀려 시중자금 사정이 다소나마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중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0.14%로 지난 82년 5월의 0.29%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이는1월의 0.09%보다 훨씬 높을 뿐 아니라 부도율이 유난히 높았던 지난해 10,11월의 0.13%도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중 서울에서 쓰러진 업체수는 4백55개로 1월의 3백25개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11월의 5백13개,12월의 4백74개보다 적었다.2월중 전국 어음부도율도 0.19~0.20%의 높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중에는 설자금 환수가 순조로웠고 당좌대출 금리의실세화로 기업당좌대출 수요가 준데다 공모주 청약예금의 무더기 예대상계등이 가세,총통화()평잔 증가율이 1월의 19.7%보다크게 낮은 16.9%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달 증가율을 18%내외로 잡아 통화를 여유있게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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