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추론 능력 보는 문항 많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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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다니는 중학생들이 과학실험실에서 손난로를 만들어 보고 있다. [중앙포토]

2008학년도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 전형이 마무리됐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18일 수학·과학·정보·예술영재(음악·미술·문예) 최종 합격자로 초등 1540명, 중등 1900명을 선발했다. 예비 초4∼6년, 예비 초1∼3년, 예비 중 1∼3년을 대상으로 1차 교장 추천, 2차 영재성 검사, 3차 학문 적성 검사, 4차 인성면접 시험을 치렀다. 시교육청은 중1을 대상으로 정보영재 120명을 추가 선발한다. 시험은 4월 초 치러진다. 올해 전국적으로 처음 치른 한국교육개발원의 영재성검사(2차)와 학문적성검사(3차) 문제를 분석하고 대비 방법도 살펴본다.

 ◇“영재성검사는 사고력 묻는다”=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센터 김미숙 소장은 “언어·수리·공간지각 능력 등 사고력을 보는 문항이 주로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통합교과형으로 출제된 영재성 검사는 수학·과학 교과서만 파고들어선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서술형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논리적 사고력 검사가 수학에 거의 치우친 데 반해 언어·창의성 영역이 보강됐다.

언어 영역의 논리추론 능력을 묻는 올해 문제는 이런 식이다. ‘A, B, C 세 사람이 A, B, C, D 네 사람의 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 : 나는 C와 D 중 한 사람보다 큽니다. B: 나는 C, D보다 클 수도 있고 둘 중 하나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C: 나는 A, D보다 큽니다. 큰 키 순서대로 풀이과정을 쓰시오’.

영재성 검사가 새로 생긴 것은 특목고 전형 때 유리한 영재교육원에 관심이 쏠리면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으로 ‘만들어진’ 영재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영재성 검사는 학력 시험이 아니다”라며 “타고난 잠재력을 보는 진단검사이므로 선행학습이 별 의미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문 적성검사 풀려면 창의력 필요=서술형과 일부 통합교과형 문항이 나왔다.

교과 내에서 시험이 치러지므로 기본 지식과 개념부터 파악해야 한다. ‘바다 속의 잠수부가 숨을 쉴 때 내뿜은 공기방울의 크기가 물 위로 올라가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르시오’ 같은 문제가 그런 사례다.

이처럼 학문 적성검사는 교과 지식을 보는 검사가 아니다. 영재성 검사와 마찬가지로 사고력 시험이다. 교과 정보를 응용해 문제해결력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과 김종수 장학사는 “4차 인성면접은 3개 문항을 나눠준 후 영재교육원에 어떤 동기로 지원했는지 등을 묻는 구술면접으로 치러졌다”고 전했다.

◇비판적 사고력 기르자=김미숙 소장은 “고전과 위인전은 물론 과학·역사 등 다양한 장르의 독서로 사고력의 기초를 다질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면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의 책을 스스로 고르는 게 좋다. 공룡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책을 읽은 후 과학전시관에서 공룡 모형을 본 후 실제 화석이 발견된 지역을 견학하고 공룡 연구자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도움이 된다.

와이즈만영재교육연구소 이미경 중등과학팀장은 “영재 선발에 논리추론 능력을 보는 문항이 비중 있게 출제됐다”며 “사고력과 언어 능력은 떼어놓곤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매쓰수학연구소 압구정점 이지현 부원장은 “남과 다른 사고를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며 “평소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들여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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