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유엔의 개혁"ERNST-OTTO CZEMPIEL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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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원제 『Die Reform Der UNO』.
냉전이 끝난 후에도 최근 몇년 사이 여러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등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험이 세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적 경계로 엮여진 유럽연합(EU).나토.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최근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있어 그 성격의 변화가 긴급하게 요청되고 있다.
책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유엔이 어떻게 개혁돼야 할 것인가를 설명한다.그러나 「가능성과 오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유엔 조직 자체의 개혁보다는 「유엔에 대한 사고」의 개혁에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은 결론에서 유엔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외교정책의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냉전적 질서에 따라 국가간 경계를 기초로 한 외교정책이 지금까지 유엔을 움직여 왔다면,앞으로는 「권력」에 따라 움직여온 유엔이 「협조관계 」로 대체돼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때 「민족국가」 개념 대신 「사회」혹은 「사회세계」라는 개념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다.
유엔은 아프리카의 소말리아내전이나 과거 유고지역의 보스니아내전,체첸사태에 개입해왔지만 내전을 종식하기보다 오히려 인종적 갈등을 증폭하는 결과를 낳았다.이 책의 저자는 「낡은 민족국가개념을 다민족.다인종국가 개념으로 대체해 유엔의 권력을 탈중심화할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저자는 유엔에서 모든 국가가 생존할 수 있는 동일한 권리를 지닐 수 있게 된다면 유엔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립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Ernst-Otto Czempiel지음.C.H.Beck刊.2백쪽.19.80DM〉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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