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 석사 받은 개도국 알파우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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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왼쪽부터 루시아(과테말라)·샤이마(방글라데시)·레니(탄자니아).

 방글라데시에서 5년간 판사를 지낸 나지라 샤이마(34·여)는 지난해 1월 한국에 처음 왔다. ‘개발과 협력’이란 주제로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서였다. 개발도상국이던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현장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였을까.

 “어디를 가나 ‘빨리 빨리’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요. 한국사람들은 그게 싫은지 모르지만 제 눈엔 정말 열심히 일하는 모습으로 비쳤습니다. 주중에는 항상 일하고 주말을 즐기던데, 일할 때 보면 매우 부지런하고 집중력이 대단해요.”

과테말라·온두라스·가나 등 개도국의 ‘알파 우먼’ 27명이 2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Ewha-KOICA(한국국제협력단) 석사과정’ 수료식에 참석했다. 이대 국제대학원과 KOICA가 개도국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해 무상으로 진행한 과정이다. 이들은 자국에서 공무원이나 부처 소속 연구원으로 일한 재원이다.  

탄자니아 출신 레니(30)는 지역개발과 여성·어린이 분야 공무원이다. 입국 당시 북핵 문제가 국제 이슈로 떠올라 가족들이 말렸다고 한다. “막상 한국에 와보니 너무 평화로워 놀랐어요. 판문점에도 가봤는데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인데도 아무런 이상이 없더군요. ”

 레니는 “폭탄주와 원샷을 좋아하는데 특히 막걸리가 맛있었다”고도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라크 출신 학생은 “한국에 온 직후 밤에 학교 근처에서 도넛과 함께 커피를 마셨는데,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 내가 와 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솟구쳤다”고 회상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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