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加 재정적자 감축 클라인에게 배우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은 23일부터 이틀간 장 크레티앙 총리와의정상회담을 위해 캐나다의 오타와를 방문했다.
두 정상은 공통점이 많다.두사람 모두 보수당 경쟁자들이 세금을 올려놓은 뒤에 당선됐으며 최근에는 정부지출을 삭감하라는 강력한 여론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특히 캐나다 정부는 지난주 신용평가회사인 무디社로부터도 막대한 재정적자를 대폭 삭감하지 않을 경우 캐나다 채권의 등급을 낮출 것이라는 경고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두나라 정상이 진정으로 정부를 거듭나게 하고자 원한다면 캐나다의 유명한 성공일화에서 교훈을 얻을 수있다.캐나다의 앨버타州는 북미(北美)전체에서 가장 혁명적인 재정적자의 감축을 이뤄낸모범적 사례다.
앨버타州의 혁명을 이끈 주인공은 재정위기의 와중에 휩쓸려 있던 앨버타州에서 92년 12월 주지사로 당선된 랠프 클라인이었다.지난달 클라인 주지사는 2백80만 앨버타 주민에게 자신의 선거공약에 따라 26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깨끗이 정 리하겠다는 TV연설을 했다.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클라인 주지사는 우선 정부지출을 20%삭감했고 공무원도 25%나 줄였다.세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일부 공공요금을 인상했다.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도 상당한 보탬이 됐다.
클라인 주지사의 재정지출 감축은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지난 1월의 인바로닉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앨버타주민 가운데 68%가 클라인 주정부의 정책을 지지한 것으로나타났다.퇴역 군인인 존 크리트는 『많은 사람들 이 클라인을 하느님 다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클라인 주지사는 자신의 정책을 「앨버타의 승리」라고 부른다.
캐나다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세금체계가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그는 『앨버타州의 소득세와 법인세는 캐나다에서 가장 낮으며 판매세는 아예 없고 공공서 비스도 가장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클라인 주지사의 정책이 무조건 환영만 받은 것은 아니다.복지예산의 삭감 특히 의료복지분야의 예산 감축을 반대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지기도 했다.그러나 그는 아랑곳 없이 자신의 정책을 밀고 나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