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차 6자회담] 6자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2차 6자회담은 25일 오전 9시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 팡페이위안(芳菲苑)에서 각국 대표단의 간단한 인사말로 시작됐다. 이어진 전체회의는 예정시간을 1시간 정도 넘기는 등 회담은 첫날부터 진지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8월 1차 회담 땐 시작부터 북.미 양자가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실무적이면서도 진지=이날 오후 2시45분쯤 한국 보도진 앞에 나타난 수석대표 이수혁(李秀赫) 외교부 차관보는 "회담 분위기가 실무적이면서 냉정했다"며 "전체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연구해볼 만한 제안이 많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먼저 시작한 기조 연설은 각국 대표가 나서 약 15~20분 동안 러.중.미의 순서로 이어 갔으며, 중간에 10분간 커피 휴식을 한 뒤 다시 일본.한국의 순서로 이어졌다. 특기할 만한 일은 이어 북한의 김계관(金桂寬)부상이 당초 예정에 없이 미국 대표진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으며, 미국이 이에 차분하게 답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발언에 북한이 진지한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이날 회담 분위기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고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이 평했다.

◇만찬 분위기도 활발=오후 7시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 주재 만찬은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李부장 오른쪽에 나란히 앉은 북 金부상과 미 켈리 차관보는 "아주 즐겁게 활발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북.미 간 양자 접촉에 이어 속개된 만찬이라 북.미 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회담 주변 관계자들이 해석했다.

◇북.미 양자 개별 접촉=북한과 미국의 개별접촉은 오후 4시에 시작돼 1시간 동안 진행, 회담장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는 2002년 10월 핵위기가 불거진 이래 최고위급 접촉이다. 지난해 8월 1차 6자회담 때엔 양자 접촉이 30분간의 환담에 그쳤다.

◇납북 일본인 문제 별도 논의=북한과 일본은 본회담과는 별도로 25일 오후 양자회담을 열고 80분간 일본인 납치문제를 논의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정부 차원의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앞서 일본 대표단은 기조발언에서 핵문제와 일본인 납치문제가 함께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이징=오영환 기자hwas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