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뉴욕타임스 뛰어넘는 미디어 그룹 나올 때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재웅(55·사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방송통신융합TF팀장은 2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구성되면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미디어 산업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그룹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종전 역할·권한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인 이 팀장은 법안의 입안 작업을 총괄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방통위 출범의 의의는.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한 지 오래인데 그동안 정책이 따로 놀았다. 정책 결정이 늦어지니 국가 손실도 컸다. 융합 기구가 생기면 뉴미디어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선 기구가 대통령 직속이란 점을 문제 삼는다.

 “국회가 (5명 중) 3명의 위원을 추천하는 합의제 기구를 어떻게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나. 또 무소속 방송위원회가 독립성을 지켜 왔는지 묻고 싶다. 늘 지상파 방송에 휘둘리고 언론 단체 눈치를 봤다. 이제는 책임지고 일 하는 기관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규제의 큰 틀은 어떻게 바뀌나.

 “규제 완화가 기본 방향이다. 미디어엔 공공성뿐 아니라 산업적 기능도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CNN이나 뉴욕 타임스 그룹을 뛰어넘는 복합 미디어 그룹이 나와야 한다.”

 -그런 그룹이 탄생할 조건은 무엇인가.

 “해외 미디어 자본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이데올로기에 묶이거나 우물 안 개구리 식 접근은 곤란하다. 언론의 공공성은 다른 장치로 지키고, 일단은 미디어 그룹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은 어떻게 추진되나.

 “매체 겸영은 당연한 귀결이다. 미디어가 한 덩어리가 되는데 어떻게 칸막이를 치는가. 언론의 경쟁 구도나 국민 의식 수준을 볼 때 신문이 방송을 경영해도 여론이 독과점되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문제는 전체 미디어 융합 측면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방통위가 다룰 가능성이 높다.”

 -방송 개혁은 어떻게 진행되나.

 “절대 다수가 현재의 ‘다(多)공영 1민영 체제’는 기형적이라고 믿고 있다. KBS는 더 공영답게 만들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겨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게 이명박 정부의 의지다.”

 -방통위 법률안의 통과 가능성은.

 “시대적 명분 때문에 통합신당도 반대하지 않으리라 본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거쳐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