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걱정없이…" 멕시코에 여성전용버스 등장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시티에 여성 전용 버스가 등장했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는 시내버스에서 여성에 대한 성추행과 언어 폭력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21일 여성 전용 버스제를 시작했다. 멕시코시티는 지하철 객차 맨 앞 3칸을 ‘여성 및 아동 전용’으로 운영한 데 이어 여성 전용제를 시내버스에까지 확대했다.

여성 전용 버스의 외양은 일반 버스와 똑같지만 버스 정면과 측면에 커다랗게 ‘여성 전용’이라는 분홍색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다. 현재 2개 노선에 대해 여성 전용제를 시범 운행 중인 멕시코 시티는 오는 4월까지 15개 노선에 여성전용 버스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전용 버스를 이용하는 여성들은 환영 일색이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버스에서 타고 내릴 때 남성들과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시행 첫날 일부 남성 승객들이 여성 전용 버스라는 사실을 모른 채 버스에 타려다 승무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노년층 여성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73세의 한 여성은 “남자들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 양보를 하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이렇게 멋진 버스가 생겨서 기쁘다”며 여성 전용 버스에 타본 소감을 말했다.

현재 멕시코시티의 대중교통 수송객 규모는 미국 뉴욕의 2배로 추산되고 있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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