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전세 새로 구해야 하는데 아싸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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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서울 강북 대규모 재개발 이주, 무주택자 우선공급의 청약가점제, 매매시장 불확실성. 올해 서울 전세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전세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로 입주하는 물량은 예년 수준이다.

전세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주변 시세보다 싸고 새 집인 전세 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서울시가 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지역과 재건축 단지에서 분양하는 장기전세주택이다. 재건축 임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온다.

갑작스러운 전셋값 인상, 전세 기간 만료에 따른 이사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집 크기도 세입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이란 점이 매력이다. 이 때문에 올 초 분양된 장기전세주택의 경쟁률이 최고 44대 1에 달했다.

◇주변 시세 80%, 전셋값 급등 부담 없어=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은 뉴타운 등에서 SH공사가 짓는 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임대 등 두 가지다. 둘 다 전셋값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다. 재건축 임대의 경우 재건축 단지가 들어서는 동의 주변 단지 전셋값 시세를 기준으로 80%에서 책정된다. 공정률 80% 이상 등 완공이 가까울 때 분양돼 입주가 빠르다.

2년마다 재계약을 통해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다. 재계약 때 전셋값 인상 한도는 5%로 일반 주택의 인상 폭보다 훨씬 적다. SH공사에 따르면 집값이 크게 오른 2006년 한 해 동안 서울지역 전셋값 인상률은 11.6%였다.

일부 주택의 신청에 청약통장이 쓰이긴 하지만 당첨되더라도 다른 임대나 일반 분양아파트에 청약하는 데 제약이 없다. 재당첨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모두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되고 구체적인 청약 자격은 주택 종류에 따라 다르다.

SH공사가 짓는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는 청약저축 가입자로 소득제한(월평균 241만원 이하)을 받는다. 비싼 땅이나 자동차가 있어도 안 된다. 전용 60~85㎡는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고 소득 제한은 없다.

전용 85㎡ 이하는 모두 청약저축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에는 청약예금 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다. 청약가점제 적용을 받아 공급 물량의 절반은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재건축 임대는 청약통장과 상관없다. 해당 자치구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세대주에 분양된다. 거주 기간 순으로 당첨자가 정해진다. SH공사 박선호 팀장은 “주택 품질은 같이 지어지기 때문에 일반 아파트에 뒤지지 않고 전셋값은 훨씬 싸 전세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어디서 나오나=SH공사가 올해 분양 예정인 장기전세주택은 모두 3395가구. 이 중 2458가구가 SH공사 단지다. 은평뉴타운 2지구에서 339가구, 송파구 장지지구에서 343가구가 나온다. 은평뉴타운 2지구는 은평뉴타운 1~3지구 중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가장 가깝다. 올 초 분양된 은평뉴타운 1지구 전용 84㎡의 전셋값이 1억2630만원이었다. 장지지구에선 올 초 분양된 물량에 없었던 전용 84㎡ 28가구도 들어 있다.

강동구 강일동 일대에 개발 중인 강일지구에서 1700여 가구가 무더기로 나온다. 이 중 470가구는 전용 101㎡, 135㎡의 중대형이다. 강일지구는 89만㎡ 규모로 총 6500여 가구가 지어진다. 재건축이 활발한 강동구 고덕지구 인근이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에서 주상복합 전세가 분양된다. SH공사가 직주근접형 시범사업으로 짓는 주상복합으로 중대형 37가구를 포함해 69가구 모두 장기전세주택으로 쓰인다. 청계천 옆이고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에서 가깝다. 단지는 크지 않지만 주상복합이어서 업무·상업시설도 같이 들어서 편리하다.

올해 완공되는 9000가구 정도의 재건축 단지에서 937가구가 임대로 나온다. 재건축 임대는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진 도심 물량이어서 교통 등 생활여건이 좋은 편이다. 강남권에서 700여 가구가 분양된다. 각각 2000가구가 넘는 반포동 주공 2, 3단지 재건축 단지에서 670여 가구가 쏟아진다. 전용 84㎡ 기준으로 전셋값이 2억원 이하가 될 것 같다. 주변 전셋값이 2억3000만~2억4000만원 선이다.

강서·마포·구로·양천구 등에서도 재건축 임대가 나올 예정이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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