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못구한 영국, 3월 올림픽 플레이오프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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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야구협회가 5만 파운드(약 9400만원)를 마련하지 못해 3월 7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플레이오프 참가를 포기했다.

지난해 국내프로야구 1군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2514만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의 '주급'이 5만 5000파운드(약 1억 100만원)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믿기 힘든 이야기다. 하지만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꿈꿨던 영국 야구의 참담한 현실이다.

국제야구연맹(IBAF)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대표팀이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다"고 밝혔다. IBAF가 공식적으로 밝힌 불참요인은 '선수수급의 어려움'이다. 실상은 다르다. 20일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는 "자금 부족이 영국 야구의 올림픽 출전 꿈을 무산시켰다"며 실제 이유를 밝혔다.

3월 플레이오프에 참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5만 파운드. 야구 장비 마련과 숙박 등을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사실 영국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지난해 9월 유럽 야구선수권 대회에서도 올림픽 위원회(IOC)로부터 5만 파운드를 지원받아 참가했다. 예선대회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낸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영국 야구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협회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

IOC는 "3월 플레이오프에서는 지원이 힘들다"고 통보했고, 영국 체육회는 "1년 예산을 책정할 때 야구는 논외였다"고 지원 불가를 선언했다. 기업의 스폰서십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 무산됐다. 밥 프로머 협회 대변인이 "기업체에 5만 파운드의 광고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라고 고백할 정도로 영국 야구의 현실은 척박했다.

IBAF는 불참을 통보한 영국 대신 유럽 지역 예선 4위를 차지한 독일에 3월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부여했다.

[J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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