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는 움직이는 광고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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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유망 프로골퍼를 잡아라.」 국내 골프용품업계가 프로골퍼 스카우트 열기로 뜨겁다.올시즌 우승 가능성이 높은 프로들을 자사제품 홍보를 위한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이용키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계약프로골퍼는 각종 대회에서 계약사의 용품이나 로고가 새겨진의류등을 사용해주는 대가로 일정액의 연봉을 받는다.
삼성물산 아스트라는 93년 한국오픈 우승자 한영근(韓永根)을새로운 계약프로로 영입했다.
韓은 연봉 2천만원에 각종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우승상금의 30%를 보너스로 받는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펄신을 유일한 계약프로로 두고 있는 금호는신예 김진영(金振榮)과 연봉 1천2백만원에 전속계약을 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93년 프로에 데뷔한 金은 지난해 상금랭킹 14위에 오른 기대주.
국내용품회사중 가장 많은 30여명의 선수를 거느리고 있는 팬텀은 지난 9일 징계에서 풀려난 박남신(朴南信)과 재계약할 예정이다. 朴은 월드컵골프대회 스코어카드 오기(誤記)로 13개월동안 자격정지를 당해 계약관계가 유보됐었다.
연봉은 93년과 비슷한 1천6백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골프와 관계없는 맥주회사가 뛰어들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하이트맥주 생산업체인 조선맥주는 지난해 SBS최강전 우승자 김종일(金鍾一)과 연봉 2천만원에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金은 용품지원은 물론 우승할 경우 우승상금의 20%를 보너스로 받는다.
반도는 지난해 SBS최강전 우승자(여자부)김희정(金熙定)을 연봉 5백만원에 스카우트했다.
또 일제브랜드인 브리지스톤은 지난해 팬텀오픈 2위등으로 상금랭킹 10위에 오른 곽유현(郭宥鉉)과 연봉 2백50만엔(약 2천만원)에 계약했다.현재 골프용품회사 계약프로골퍼는 94명 정도. 그중 연봉을 받는 선수는 20여명이며 2천만원 이상은 10여명에 불과하다.나머지는 볼.클럽.의류등 용품만 지원받고 있다. 국내골퍼중 연봉 1위는 최상호(崔上鎬)로 코오롱에서 3천6백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닉 팔도가 88년부터 93년까지 14개 용품회사로부터 받은 몸값 4백2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어서 한국골프산업의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金鍾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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