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 협력 통해 지구촌 질서 확보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5호 34면

만모한 싱 총리(왼쪽)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양국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촉진하는 협정에 서명한 뒤 건배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오늘 위대한 나라를 방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중국의 부상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발전의 하나입니다. 중국의 가장 큰 인접국이자 친구 국가로서 우리는 감동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인도학 전문가인 지셴린(季羨林·전 중국사회과학원 남아시아연구소장) 교수는 일찍이 “중·인의 양대 문화권은 서로 배우고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 문화의 발전을 촉진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역사이고, 현실입니다.

오늘날 인도와 중국은 신속한 변혁의 한복판에 들어섰습니다. 두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발전입니다. 체제는 다르지만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게 양국 인민의 공통된 바람입니다. 인도는 91년부터 16년간 각계에서 개혁을 추진해 오늘날과 같은 발전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최근 5년간 경제성장 속도는 연 8.5%에 이릅니다. 머지않아 연 10%의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낙관합니다.

인도의 국내외 정책은 불가분의 긴밀한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 외교정책의 가장 큰 임무는 고도 성장을 위해 유리한 외부 환경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다른 국가들과 서로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할 것입니다. 인접국과는 평화협력 관계를 수립할 것입니다. 인·중은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국가 운명이 서로 묶여 있습니다.

나는 미래를 낙관합니다. 동시에 인·중이 아시아와 전 세계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우리는 2005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습니다. 우리는 양국 관계를 방해하는 과거의 다툼과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공감했습니다.

우리는 다음 단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제 원자바오 총리와 “21세기에 대한 공동전망”에 관해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우리는 현재 감동적이고 역사적인 시기에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21세기 중반 아시아는 세계의 무역·소득·저축·투자·금융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힘과 적대감의 균형을 계산하는 바탕에서가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해 긍정적인 외부 환경과 상호 번영의 세계를 창조해야 합니다. 인·중이 긴밀하게 협력해 전 세계를 위한 지구촌 질서를 확보해야 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나는 미래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주요 문제들을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인·중 간의 ‘인식의 갭’을 줄여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문화·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발전에 대해서도 필요합니다. 둘째, 협력 범위를 실질적인 분야로 넓혀야 합니다. 우리는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 비농업 분야의 생산적 취업 확대, 빈곤층 감축 같은 중국의 성공 경험을 배우기를 희망합니다. 셋째, 우리는 경제·무역 분야에서 상호 보완효과를 활용해야 합니다. 인도의 소비시장과 숙련된 인적 자원, 소프트웨어 산업은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거대한 시장과 제조업,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어 중·인 경제가 결합하면 폭발적인 성장의 기반을 제공할 것입니다.

아시아는 상품·서비스 교역, 자본·지식 투자 분야에서 어느 때보다 통합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와 다른 모임에서 우리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개방적인 경제협력 구도를 토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중국과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몇 차례 아시아경제공동체(AEU)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구촌 차원에서 두 나라는 세계적인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민주적인 국제질서와 다자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합니다. 오늘날 유엔 안보리 같은 국제기구들은 더 이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은 인류의 공동 유산입니다. 책임 분담은 공평해야 하고 역사상 (온실가스) 배출이 고려돼야 합니다. 최근 열린 ‘발리 회의’는 인·중 간 미래 협력의 틀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고도성장 때문에 에너지 수요가 팽창할 것입니다. 인도는 중국을 포함해 국제적 차원에서 핵 에너지 개발 분야의 협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식량안보입니다.

우리의 발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은 종교의 껍질을 쓰고 있든, 역사 청산의 명분을 갖고 있든 모든 형태의 극단주의일 것입니다. 이웃 국가들에서 최근 발생하는 상황은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맞서 함께 싸울 긴박한 필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인·중 관계를 진일보시키는 것은 우리의 공동 책임입니다. 양국 정부는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사상들이 자유롭게 흐르고 서로 다른 시각을 공유하면서 양국의 사회는 진일보한 문명 간 연계를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신화(新華)통신, 인도 총리실 홈페이지(http://pmindia.nic.in)
정리=이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