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국내 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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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병으로 부산·경남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있다” “미국으로 도피했다” “부산 근처 절에 머물고 있다”….

 새해 들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이른바 ‘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61·사진)괴담’이다. 이 가운데 가장 고약한 내용이 “부산에 들어온 일본 야쿠자들에게 신체 중요 부분을 훼손당했다”는 내용이다. 야쿠자가 뒤를 봐주는 인기 여배우와 연인관계로 지내다 야쿠자의 보복을 당했다는 설이다.

 이와 관련, 부산의 경찰과 검찰은 진상조사에 나선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18일 “떠도는 소문을 하나씩 확인했으나 지금까지는 낭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진상조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나씨는 지난해 12월 5일 출국했다 일본과 싱가포르를 거쳐 아랍에미리트에 머물다 이달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출국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의료보험 관련 기록에서 나씨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지금까지 국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었다. 괴소문에 언급된 부산·경남 지역의 8개 병원을 뒤졌으나 수술이나 치료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나씨의 기획사와 공연을 주관했던 이벤트사가 있는 서울로 직원을 보내 나씨의 행방과 괴소문의 사실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하고 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나씨는 지난해 3월 16∼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대관했지만 이미 지불된 계약금 수천만원을 포기하면서 공연을 취소하고 잠적했다. 가요계에서는 10여 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의욕적인 콘서트 활동을 해 온 점을 들어 잠적 배경을 놓고 다양한 억측이 돌고 있다. 본지는 나씨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괴담 속 여배우로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는 영화배우 김혜수(38)씨는 17일 해명자료를 내고 “무대를 함께 한 적은 있지만 소문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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