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 지분챙기기로 몰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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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8일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18일 “나는 지분 챙기기 식 정치를 해 오지 않았다. 그런 사고방식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 당선인의 측근인 이재오 의원이 “공천 잘못 땐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자신의 발언을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의원은 17일 KBS 라디오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공천은 당에서 알아서 하면 되는 거지 옛날 야당들 하듯 내 계보, 네 계보 챙기고 언제까지 ‘뭘 하라’ ‘좌시하지 않겠다’ 이러면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치겠나”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당초 “중국에 머무는 동안 특사 일에만 전념하고 현안 관련 발언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기자들이 자신의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찾아와 질문을 하자 “몸은 중국에 있는 데 마음은 다들 서울에 있으시네요”라고 한 뒤 또박또박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내가 공천과 관련해 원칙을 지켜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민주적 절차에 따라 해야 한다고 얘기한 것을 지분 챙기기라는 식으로 나쁘게 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천을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하는 건 당연하다. 나는 정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끊이지 않고 제기되는 총리 기용설에 대해선 “어휴, 몇 번이나 얘기했나. 국내에서 다 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 측이 메신저를 보내 총리직을 공식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베이징 올림픽 주요 시설들을 시찰한 뒤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오찬을 함께했다. 중국 정부는 박 전 대표 이동 때 교통을 통제하고 만찬 때 박 전 대표를 위한 특별 메뉴를 내놓는 등 환대하고 있다. 전날 후진타오 주석과의 만남도 당초 30분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10분 연장됐다. 그는 19일 오후 3박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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