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지원 종합시책 업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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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정부가 9일 발표한 중소기업지원 종합시책에 대해 자금지원확대부문을 제외하고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는게 중소기업계의 대체적반응이다.
특히 기술력제고및 품질혁신시책,전용백화점설립지원등은 알맹이가별로 없거나 이미 예고된 정책의 재탕(再湯)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중소기업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어려움인 자금.인력.기술.판로문제중 인력부문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자체가 없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다만 금융지원시책중 2천4백억원을 조성,이를 모두 중소기업 상업어음할인재원으로 충당하고 지방신용보증기관을 확충하며 내년에마무리짓기로 했던 중소기업 구조조정사업을 1년 더 연장,1조원을 추가투입키로 한 점에 대해서는 일단 환영하면 서도 일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교적 관심을 끈 자금지원시책의 경우 실효를 거둘지는 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모 금속가구업체의 김희일(金熙日)사장은 『정부는 올해에만 1조8천억원의 자금방출효과가 나타나 중소기업자금난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돈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골고루흘러들어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중소기업인은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겨냥,지방신용보증기관을 연차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도 일단 좋은 착상이지만중소기업들이 대출에 필요한 신용보증을 실제로 쉽게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는 물적 담보능력보다 경영자의 의욕이나 자질.기술력등 보이지 않는 부문에 대한 평가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데 신용보증기관이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중소기업계는 또 그나마 늘린 상업어음할인액도 한은(韓銀)의 총액대출한도제가 계속 시행되는 한 자금확대가 무색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술부문시책과 관련,산업연구원의 백낙기(白洛基)중소기업실장은『기술개발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더 큰 과제는 신기술로 만든 중기(中企)제품을 양산화(量産化)하고 이를 판매하는데 정부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며 기술의 시장화촉진시책을 강조했다.한편정부가 최근 10대 대기업그룹 기조실장을 불러 지방신용보증조합설립기금 일부를 지원요청한데 대해 관련그룹들은 『정부방침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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