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로만 가는 과학고 설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9면

졸업 후 이공계로만 진학해야 하는 과학고가 2008년 서울에 문을 연다.

서울에 있는 기존의 과학고 중 한 곳을 2008년까지 구로나 영등포 지역으로 옮기고 이공계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만 입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입학한 학생은 의.치대와 한의대에 진학할 수 없다.

의.치대와 한의대에 진학하려면 전학을 해야 한다. 또 졸업생이 의대 등을 가면 장학금과 기숙사비를 모두 반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올해 서울의 외고 입학전형에서는 수리형 문제나 지필고사가 금지되고, 장문 독해형 듣기평가 문항도 출제할 수 없게 된다. 2006학년도 특목고 입시부터는 학력경시나 경연대회 입상성적에 주어왔던 가산점도 폐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교육 정상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유인종 교육감은 "학교수업 정상화를 위한 학교수업 방법의 혁신이 골자"라고 밝혔다.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방과 후 수준별 보충수업은 자율학습과 함께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문제풀이를 하거나 교과진도를 나가는 것은 금지된다.

수준별 이동수업의 경우 영어와 수학은 학생의 학력수준에 따라 3단계(상.중.하)로 구분하고 국어와 사회.과학은 한 학급 안에서 수준에 따라 분단을 나눠 보충과 심화학습을 하도록 했다.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다른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학교 간 이동수업'도 올 2학기부터 제2외국어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된다. 그러나 분위기가 다른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행평가 배점도 총점의 15%에서 과목별로 30% 이상까지 늘려 결과보다는 학습활동 위주의 과정평가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조기진급과 조기졸업도 쉬워져 평가만 통과하면 가능하게 되며 영재교육도 정보와 예능, 영어.창작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다. 그러나 방과 후 보충수업에 학원강사 강의가 금지되고 수업시간도 세 시간 정도로 제한돼 학생.학부모에게 외면당할 가능성도 있다.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