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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복싱 제2도약 "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수렁에 빠진 한국 프로복싱이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93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단 한명의 챔피언도 갖지 못한 치욕을 당했던 한국은 최희용(崔熙墉.29.로가디스시계)이4일 WBA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레오 가메스(32.베네수엘라)를 판정으로 꺾고 챔피언에 등극,WBA주니어밴텀 급 챔피언 이형철(李炯哲.대영)과 함께 두명의 챔피언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前WBA미니멈급 챔피언 崔는 울산 현대중공업체육관에서 벌어진타이틀매치에서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끝에 무기력한 경기를 한 가메스를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쳤다.崔는 92년10월 오하시 히데유키(일본)에게 패배 ,WBA미니멈급 챔피언 자리에서 물러난뒤 2년3개월여만에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홍수환(洪秀煥)문성길(文成吉)이열우(李烈雨)에 이어 한국복서로는 네번째로 두체급을 석권하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崔의 이날 승리는 침체에 빠졌던 한국프로복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한국은 89년 7명의 세계챔피언을 보유하는등 한때 복싱강국으로 군림했으나 93년12월23일 변정일(邊丁一)이 WBC밴텀급2차방어전에서 야쿠시지 야스이에(藥師事保榮.일본)에게 타이틀을빼앗겨 10년만에 무관(無冠)으로 떨어지는 수 모를 당했다.
이후 이승구(李承九.극동)가 지난해 4월3일 WBA주니어밴텀급 챔피언 오니즈카(鬼塚勝也.일본)에게 도전했으나 판정패한 것을 비롯,최재원(崔在元.동아).변정일.강금영(康錦永.우정)이 차례로 세계정상을 노크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 다.이형철이지난해 9월18일 적지 토쿄(東京)에서 오니즈카를 9회 TKO로 제압,무관에서 탈출했으나 김용강(金容江.모리스)고인식(高仁植.풍산)이 잇따라 패배하면서 한국은 지난해 세계타이틀전에서 1승6패의 부진을 면치못했다.더욱이 올해 첫 주자로 나선 김진호(金振浩.로가디스시계)도 지난달 28일 WBA미니멈급 챔피언포파오인(태국)에게 도전했다가 무릎을 꿇어 복싱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최희용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다른 선수들의사기를 한껏 올려놓았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오는 25일 다무라 도모노리(일본)를 부산에 불러들여 첫번째 방어전을 갖는 이형철의 승리가 확실하고 박영균(朴永均.로가디스시계)박정오(朴政五)장영순(張英淳.이상 태양)중 한두명이 추가로 벨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돼 한국 프로복싱은 다시 한번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蔚山=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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