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그레이켄 회장 이번엔 … 피의자 신분 검찰 출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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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4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과 관련,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52)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송해은 대검 수사기획관은 “그레이켄 회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관련 사건을 순차적으로 조사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레이켄 회장 귀국 전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검찰은 그레이켄 회장을 상대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이기 위해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 등을 통해 정·관계에 로비를 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과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관여했는지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레이켄 회장이 국제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인 만큼 조사 사항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치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는 철저히 하겠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와 한국 법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중수부는 2006년 12월 론스타가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공모해 2003년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평가받게 함으로써 싸게 매입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이 대주주였던 외환카드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외환은행과 합병시키기 위해 허위 감자설을 유포,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밝혀냈다. 검찰은 당시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론스타 측의 로비를 받아 외환은행을 정상가보다 최소 3443억원, 최대 8252억원만큼 저평가된 상태로 팔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10일 그레이켄 회장을 열흘간 출국정지했으며, 필요할 경우 열흘 더 연장할 방침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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