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能시험 문항확대 난이도 再조정 필요-본고사 찬반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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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년째 시행된 대입 본고사제도의 찬반논쟁 시발점은 획일화된 고교교육현실과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수능시험제도의 문제점과맞물려 있다.
이와함께 입시제도와 입시일자까지 서울대와 함께 하려는 상당수대학의 몰개성도 입시제도 개선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학급당 50명 안팎의 학생이 배우는 공교육기관에서 변별력 강화를 내세워 수능성적 상위 1~5%권에 드는 학생들이 평균 65점 안팎을 득점하도록 고난이도로 출제되는 주요대학 본고사 수준에 수업 수준을 맞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일선 학교의현실이다.
따라서 본고사준비 학생은 개인과외지도에 의존하게 되고,본고사의 배점비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과외에 의존하게돼 공교육 무력화가 진행될 우려가 있고 학부모의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올 입시결과 서울대는 합격자의 득점차이가 인문계 1백60점,자연계는 2백55점에 달했고 고려대도 서울대와 함께 총점중 본고사 성적 반영비율이 수능성적 반영비율의 두배인 40%나 돼 본고사 성적이 당락을 좌우했다.
또 연세대도 합격자의 수능성적 표준편차는 10점대인데 반해 본고사 성적의 표준편차는 27점대로 합격자 본고사 성적차이가 평균 54점이나 벌어졌다.
특히 1천점 만점인 이들 대학의 입시총점에서 40%이상 반영토록 규정된 내신성적은 기본점수를 뺀 실제 반영률이 10.5%에 불과하고 그나마 등급간 격차가 거의 나지 않아 수험생들은 자연히 내신성적과 수능성적을 무시하게 될 것이 명 약관화하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에도 불구,본고사와 수능성적의 상관관계가 연세대의 경우 0.61,고려대의 경우 0.85로 나타나 통계학적으로 매우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이상 이같은부작용을 감수하고 본고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본고사 폐지론의 요지다.
다만 본고사를 없애기 위해서는 현행 수능시험이 안고 있는 변별력 취약등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는 본고사 실시대학의 주장에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95학년도 수능시험의 평균점수는 2백점 만점에 99.4점.
전기대 수용인원인 20만9천8백3등의 수능성적은 1백18.6점으로 최고점인 1백94점과의 차이폭이 75.4점으로 줄어들고다시 일정수준이상의 응시생이 입시를 치르는 주요대학 입시에서는응시생간 표준편차가 10점대 이내로 좁혀진다.
결국 75만명을 대상으로 한 한차례의 시험 결과만으로 상위권학생의 입시성적을 판가름하기에는 현행 수능시험 변별력이 떨어질뿐만 아니라 객관식 출제,기계식 채점의 폐해도 안고 있다.
따라서 교육개혁위원회가 지난해 본고사 당장 폐지를 건의하면서수능시험의 문항수를 2백개에서 4백개로 늘리고 시험일을 이틀간으로 하며 난이도를 심화토록 하자는 건의는 국립교육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의 통합을 앞둔 교육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교육부는 또 내신제도의 개선으로 과목별 가중평가가 가능토록 하거나 특별활동.출결상황을 표준화해 평가기준으로 활용토록하고 필답고사성적 이외의 전형자료를 다양화하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또 대학으로서도 「우수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명분과「공교육제도가 무력해지고 학부모의 허리가 휘는」현실중 우선해야할 바를 비교형량해야할 책무가 있다.
〈權寧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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