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주전뺀 현대,한국화장품에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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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우정의 선물인가,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전력비축작전인가.
당연히 이길줄 알았던 현대산업개발이 한국화장품에 80-68로패하자 농구인들이 가진 의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설날인 31일 올림픽제1체육관에서 벌어진 012배 94~95 농구대잔치 33일째 여자부 리그에서 부동의 리딩가드 전주원(錢周嫄),센터 이정희(李貞姬),포워드 박명애(朴明愛)등이 결장하고 시종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끝 에 80-68,12점차의 참패를 당했다.
반면 한국화장품은 1m60㎝의 가드 윤영미(尹英美)가 44점을 넣으며 펄펄 날았다.이날 尹은 3점슛 18개를 던져 9개를명중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농구인들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현대의 고의패배 가능성까지 점쳤다.두팀 사령탑의 우정과 미묘한 플레이오프 순위관리 때문이었다. 현대산업개발 황유하(黃有夏)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1,2번시드를 확보하지 못하는 한 3~6위까지 마찬가지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반면 한국화장품은 플레이오프 진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단 1승이 아쉬운 처지.
한국화장품의 이문규(李文圭)감독은 91~92 시즌까지 현대를맡았다가 2년여동안 야인의 길을 걸었고 지난해 현대사령탑에 오른 黃감독의 추천으로 한국화장품 감독으로 발탁된 배경이 있다.
黃감독과 李감독은 현대시절부터 막역한 친구로 집 안끼리도 오고갈 만큼 가까운 사이.黃감독은 현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굳이 한국화장품을 이겨 승수를 늘리기보다 떠나온 팀에 대한 「예우」와 李감독의 「뒤」를 받쳐주는 뜻에서 최선을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농구인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정이 만들어낸 고의패배인가,아닌가의 여부는 이날 경기를 치른 양팀 사령탑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누구도 사실을 고백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許珍碩기자〉 ◇제33일(31일.올림픽제1체) ▲여자부 리그한국 화장품 80 30-3850-30 68 현대 산업개발 (5승7패) (7승5패) SKC 61 30-2331-35 58 상업은행 (11승1패) (7승5패) ▲동 남자부 기아 자동차 80 46-3834-29 67 상무 (10승3패) (8승5패) SBS 87 45-2942-49 78 산업은행 (8승5패) (2승10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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