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과 태국 사무트프라칸 동물원(방콕 인근) 사이에 동물 70종 373마리를 주고받는 동물 교환이 이뤄진다. 서울대공원 강형욱 홍보팀장은 13일 “이번 동물 수송작전은 세계 동물원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규모”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시베리아 호랑이(3마리)와 한국늑대(3마리)·여우(4마리)를 비롯해 33종 189마리가 떠나고, 태국에선 소설 『어린 왕자』로 친숙한 사막여우(6마리) 등 37종 184마리가 들어온다.
태국에서 옮겨오는 동물 중에는 애니메이션 ‘정글북’으로 유명한 몽구스(2마리), 몸 길이가 6m를 넘고 몸무게도 680㎏이나 되는 나일악어(6마리), 멸종 위기종인 작은개미핥기(2마리)를 포함해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희귀동물 19종 108마리가 포함돼 있다.
이번 동물 교환은 서울대공원에서 기르는 동물 중 숫자에 여유가 있으면서 태국에서 원하는 동물을 보내고,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종을 태국에서 들여오는 것이다. 금액으로는 시가 10억1200만원대의 동물을 보내고, 12억2700만원대의 동물을 받아 거래 규모는 22억3900만원대다. 두 동물원은 지난해 3월 말 교환 대상 동물과 조건에 합의했다.
강형욱 홍보팀장은 “태국의 희귀종을 손쉽게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에 남는 동물을 보냄으로써 사료비 같은 비용을 줄이는 일거양득의 거래”라고 설명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동물 수송=동물 수송을 맡은 아시아나항공은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최대 22t에 이르는 동물들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는 계획이 구약성경에서 노아의 방주가 수많은 동물을 태워 대홍수에서 구해낸 것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차 동물 교환은 이달 24~2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서울대공원은 24일 오전 10시까지 반출 대상 동물(13종 63마리)을 나무상자에 넣어 5t 트럭 15대에 나눠 태운 뒤 인천공항으로 보낸다. 이 동물들은 이날 오후 11시10분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47 화물기편으로 태국으로 향한다. 반입 대상 동물(16종 100마리)은 25일 오후 6시5분 방콕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 동물들은 26일부터 서울대공원 특별전시장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운송되는 동물의 무게는 인천발이 22t, 방콕발이 20t이나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동물들이 비행기 여행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수의사와 사육사를 비행기에 태우고, 신속한 통관 및 검역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별도의 탑재용기를 만들고, 천적 동물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두며, 기내 온도와 습도를 최적 상태로 조절할 계획이다. 2차 동물 교환은 올 상반기 중 실시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주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