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유치원 때 ‘시시콜콜 간섭’ 초등생 되면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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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첫째 딸 수연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주부 이수진(36)씨. 지난해 말 학부모 연수회에 다녀온 후 아이와 함께 초등 1학년 생활을 준비하기 위한 계획표를 짰다. 국·영·수 위주의 선행학습보다 반듯한 생활습관을 키워주는 쪽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초등학교 입학식이 60일 남짓 남았다. 많은 엄마가 긴장하고 있다. 유치원 겨울방학 동안 무엇을 준비해야 우리 아이가 낯선 학교 생활에 당황하지 않을까. 마음가짐·학습·생활습관 등에 걸쳐 선배 엄마들의 다양한 경험을 들어봤다.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 숙제 50가지』(영진미디어)를 쓴 김정애 경남 양산 중부초등학교 교사의 도움말도 들었다.

입학식 전에 아이와 방문

▶학교와 교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한다. “선생님은 아는 게 많으니 네가 모르는 걸 잘 가르쳐 주실 거야”라든가, “네가 생활할 때 힘들면 도와줄 분”이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그렇게 말 안 들으면 학교 가서 혼나”라는 식의 부정적인 말은 삼간다. 아이가 ‘선생님은 무서운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다.

▶유치원과 학교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유치원 때처럼 교사가 아이 말에 일일이 반응하기란 불가능하다. “선생님 혼자 많은 아이를 가르쳐야 하니, 네 할 일은 알아서 해야 한다”라고 미리 일러둔다. 이는 엄마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유치원 시절처럼 수시로 연락해 부탁하거나 질문하는 것은 삼간다.

▶입학식 전 학교를 아이와 몇 번 방문하면 좋다. 1학년 교실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면 친밀감이 자연스레 길러진다. 아이와 함께 등굣길을 여러 번 왕복하면서 아이 걸음으로 학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해 두는 것도 한 방법.
▶입학 후 학교에는 자주 찾아가야 하는지, 학부모회나 운영위원회 임원을 해야 우리 아이를 잘 봐주는 게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는 엄마가 많다. 부모의 소신이 필요한 문제다. 공개 수업일에 참석하는 정도라면 학부모로서 충분한 관심을 표시한 셈이다.

선행학습보다 책 읽기 습관

▶과도한 선행학습은 피해야 한다. 학교에 다니는 목적은 모르는 걸 배우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기 위해서다. 너무 많이 알고 가면 호기심이 떨어지게 되고, 이것이 계속되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로 읽기 능력을 계발해 주자. 교사가 칠판에 적은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이면 된다. 소리 내어 읽기, 내용을 읽고 기억나는 부분 얘기해 보기, 어휘 늘리기 등을 훈련한다. 모두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는 능력이다. 1학년 때는 독서록 쓰기와 일기 쓰기가 주요 과제이므로 책 읽기 습관을 미리 들여주면 한결 수월하다.

▶쓰기는 글자 조합을 익히는 정도로만 하되 바르게 연필 잡는 법을 익혀준다. 무리한 베껴쓰기는 싫증이 나기 쉽게 때문에 가급적 피한다.

▶수학은 1부터 10까지 수 개념 알기, 양의 개념, 크기의 개념을 이해시킨다. ‘1+2=3’ 같은 수학적 기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억지로 가르치지 말 것. 입학한 뒤 시간이 지나면 거짓말같이 기호를 이해하게 된다. 덧셈과 뺄셈은 일상 사물을 이용해 풀 수 있을 정도면 된다.

학교 화장실 사용법 알려줘야

▶집과 학교의 화장실 사용법이 어떻게 다른지 교육시킨다. 예컨대 학교 화장실은 혼자서, 그리고 쉬는 시간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실제로 화장실을 혼자 가지 못해 옷에 실례를 하거나, 수업시간에 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한다. 등교 시간은 일반적으로 오전 8시40분. 지각을 자주 하게 되면 아침도 거르게 되고 교사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인다. 보통 4월부터 급식이 시작되는데,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는다든가 하면 어려움이 생기므로 미리 가르친다. 시간 내에 식사를 마치는 훈련도 필요하다. 학교는 유치원과 달리 간식시간이 없으므로 학교 점심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인다.

▶아이에게는 바른 행동을 하라고 잔소리하면서 집에서 부모가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기초 생활 습관은 부모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글=기선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입학 후 아이 공부는 이렇게~

-저학년은 부모와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맞벌이라서 공부를 봐주기가 어렵다면 보습학원에 보낸다. 아이의 학습 능력과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과목을 수강할 필요는 없다.

-주요 교과별로 문제집을 구입해 집에서 공부하는 습관을 기른다.

-숙제·공부·일기쓰기는 책상에 앉아서 하도록 한다. 학습 계획도 스스로 세우게 한다.

-교과서 목차만 봐도 학습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가 배우는 내용을 알아야 부족한 부분을 도와줄 수 있다.

-과다한 학습지와 학원은 아이를 지치게 한다. 그럴 바에는 과감히 끊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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