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주부노래교실 2년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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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안녕하세요.지난주에 58동으로 이사온 명철이 엄마입니다.큰아이는 7살이구요…잘 못하지만 노래로 신고할게요.』 강남구압구정2동사무소 3층 강당에 마련된「주부노래교실」.매주 월요일 오후가되면 압구정2동 주부 50~70여명이 한 자리에모여 강사의피아노 반주로 가곡과 가요등을 부르며 노래솜씨를 익히고 이웃과대화의 장(場)도 마련한다.
주부노래교실이 처음 개설된 것은 지난 93년 11월.
한.일 친선협의회 합창단 지휘자며 압구정동 주민인 채희남(蔡熙男.47)씨와 동사무소측이 주부들의 취미활동 차원에서 시작한것이 2년째 계속되면서 이웃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트는 사교공간의 역할도 하고있는 것이다.
노래교실 정식 회원으로 등록된 주부는 모두 2백여명.지금까지참석한 주부가 연인원 4천명을 넘고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대부분 얼굴이 익은 주부들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도 서로를 몰라 어색한 다른 아파트촌과는 달리 동네 슈퍼마켓이나 단지를 오갈때면 함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나이가 비슷하거나 한 아파트 에 살고있는주부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 서로 집을 오가며 취미활동을 하기도 한다.지난해 11월 교실개원 1주년기념으로 열린 「이웃주민 한마당 노래자랑대회」에는 5백여명이 참석해 동네축제가 되기도했다.
노래교실을 매주 찾는 주부 조혜환(曺惠煥.48.한양아파트61동)씨는 『노래교실을 통해 노래솜씨도 뽐내고 얼굴도 잘 몰라 먼저 인사를 건네기가 어색했던 이웃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친숙해져 이웃사촌의 정을 느낄수 있 다』고 말했다. 동장 곽정호(郭正浩.60)씨는 『주민 대부분이 중상층 아파트 촌으로 상호교류가 적어 처음에는 서먹서먹한 분위기 였으나 주부노래교실개설 이후 행정기관과의 거리도 좁아지고 주민간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며 한층 밝은 동네분위기를 자랑했 다.
〈嚴泰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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