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부족 兩대표,벽높은 兩金-주저앉은 與野 新黨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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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혼미하던 정국의 가닥이 잡히고 있다.여야 양진영의 2인자들이시도한 쿠데타는 일단 진압되는 국면이다.한때 실현가능성이 점쳐졌던 신(新)4당구도는 허구임이 드러났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대중(金大中)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지도력은 건재함이 입증됐다.양김(兩金)구도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앞으로도 우리정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민자당의 김종필(金鍾泌)대표가 주춤한 것은 그렇게 할 수밖에없다는 상황판단의 결과같다.「힘의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가장가까운 측근 의원들조차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동반탈당에 대해서도 이를 주저하거나 유보했을 것이다.
그래서 단정하기는 이르나 그가 신당창당을 해도 파괴력은 클 것 같지 않다.
金대표의 金대통령에 대한 투쟁과 민주당 이기택(李基澤)대표의金이사장에 대한 도전은 성격이 다르다.민자당 사태는 자신을 밀어내려는 시도에 대한 金대표의 방어였다.반면 민주당 내분은 金이사장을 극복하려는 李대표의 공세였다.하지만 1 인자와 2인자간의 투쟁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결국 李대표의 경우도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李대표가 주저앉은 이유 역시 세(勢)부족때문이다.李대표의 사퇴와 탈당,신당창당 구상은 그의 계보인 통일산하회 소속의원들의반대로 무산됐다.따라나갈 의원들이 없자 李대표는 흔들릴 수밖에없었다.그래서 급히 회군(回軍)명분을 찾기 시 작한 것 같다.
민주당 타협안이라는 것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당초 동교동계가 제시한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金.李 두대표의 도전이 일단 일과성 돌풍으로 그친데는 여론의영향도 적지 않다.여론은 두대표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보았다.金대표의 중산보수층 대변논리나 李대표의 세대교체주장이 각각 괜찮은 소재임에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은 그러나 두대표 자신의탓이다. 金대표는 당내행사에서 총재를 비난해 당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출신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급급해 지역감정을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李대표도 세대교체를 주장하면서 스스로「선배」들의 구태를 답습했다.측근을 통해 탈당.분당결심을 흘리고 자신은 부인하는 식의「치고 빠지는」전술로 일관했다.金이사장을 공격했다가는 다음날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새정치를 내걸었으나 새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돌풍은 가라앉고 상황은 정리되고 있다.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도전에 대한「응징」이 남았다.金대표는 전당대회까지침묵할 생각으로 전해진다.상황변화를 기다리며 시간을 벌겠다는 뜻같다. 그러나 벌써 金대표의 권한행사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가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보존하려면 혹독한 시련을 견뎌야 할 것이다. 李대표도 마찬가지다.金이사장의 동교동계는 시간을 벌었다.동교동계는 李대표가 金이사장을 상처낸 대가를 8월 경선에서받으려 할 것이다.李대표가 당을 깨면 기회가 증대되는 김상현(金相賢).김원기(金元基)두 당권경쟁자가 동교동과의 교감 아래 李대표를 만류한 것도 음미할 대목이다.
이번 여야의 파동은 결국 2인자의 한계를 보이는데 그쳤다는 관측이다.치밀한 계획과 사전준비,결단과 추진력이 미흡했고 이것이 그들을 2인자에 머물게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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