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책>컴퓨터 문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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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보화사회를 맞아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는 어떤 것인지,우리생활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 것인지 박순백(朴淳伯.한글과 컴퓨터 이사) 노규형(盧圭亨.리서치 앤 리서치 사장.政博) 김춘식(金春植.한국통신 연구개발원경영연구단 신사업연구 팀장.經營博)씨등 세명의 릴레이 칼럼을 통해 이를 조망(眺望)해 본다.
[편집자註] 각 기업들의 95년 신년사에 나타난 공통적인 내용 한가지는「컴맹은 사표 쓸 각오를 해야한다」는 것이다.「컴맹」,이는 신세대는 물론 기성세대 일부에도 이미 보편화된 용어로「컴퓨터 문맹」을 줄인 말이다.
인간의 문화와 역사는 글자를 통해 기록돼 왔다.
그러므로 글은 기존 역사에 있어 인간 생활을 지배해왔으며 당연히 문맹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현대의 문화는 컴퓨터문화라 불리고 현대사는 컴퓨터에 의해 창조되어 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컴맹의 미래는 불문가지다.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미래라고 느낀 순간 그것은 현재가된다.소위「현재의 가속화」가 실감되는 요즈음 미 래 정보화사회의 가장 중요한 도구인 컴퓨터의 사용법을 모른다면 그것은 일찌감치 미래를 포기함과 다름이 없다고 하겠다.
「사이버펑크」로 불리는 컴퓨터세대들은 컴퓨터를 두려워하는 컴맹세대와는 달리 컴퓨터가 놓여있지 않은 곳에서는 마음의 안정을찾지못하는 사람들이다.
현재의 추세로도 확실하게 알수 있듯이 미래의 모든 사무실과 가정에는 컴퓨터가 놓이게 된다.그러한 상황에서 그것을 생활화하고 있는 신세대와 그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컴맹세대중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제 몇년후의 신년사는 보다 심각해질 것이다.「컴맹은 정보화사회의 이단자이므로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돼야한다」는 보다 살벌한 문구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에 대해 망연자실하기보다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 하루가 다르게 컴퓨터의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복잡한 명령어를 외우기보다 화면에 나타나는 그림도구를 선택해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남은 생을 보람되게 하기 위해,아니 생존을 위해 컴퓨터를 배워야만 할 시기다.
경희대대학원신문방송학과 졸업(政博).경희대총장비서실장.現한글과 컴퓨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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