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138분 … 정규리그 최장시간 접전 … 대한항공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집중력에 따라 승부가 오락가락했다. 프로배구 정규리그 사상 최장시간(2시간18분)의 접전.
결국 웃은 팀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이 6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3-2로 꺾었다. 현대캐피탈의 연승행진은 6연승에서 끝났고, 현대캐피탈에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던 대한항공은 한숨을 돌렸다.

장광균(14점)과 강동진(15점).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도 빼놓을 수 없는 대한항공의 이들 두 ‘팔방미인’ 레프트 공격수가 초반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장광균은 1세트 11-7로 대한항공이 앞선 상황에서 터치아웃 공격 2개와 이선규(12점)의 공격을 가로막아 더블스코어(16-8)를 만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장광균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2세트에는 강동진이 날았다. 앞에서는 C속공과 오픈공격으로, 뒤로 빠지면 후위공격으로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하지만 1세트를 10점 차(15-25)로 내줬던 현대캐피탈은 2세트 2점 차(23-25)까지 좁히며 대반격을 예고했다.

3세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발출전 선수 중 센터 이선규만 빼고 모두 교체했다. 세터 송병일, 라이트 주상용, 센터 하경민 등 현대캐피탈의 ‘벤치멤버’들이 코트를 차지했다. 이들이 21-24로 매치포인트까지 몰린 현대캐피탈의 극적인 반격을 이끌었다. 이선규·송병일이 블로킹 4개와 다이렉트킬 1개로 내리 5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집중력이 흔들린 대한항공의 혼을 뺐다. 26-24. 믿을 수 없는 역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까지 접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까지 치달은 승부. 두 팀은 에이스에 기댔다.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 보비(29점) 쪽으로, 외국인선수가 없는 현대캐피탈은 박철우(22점) 쪽으로 공격이 몰렸다. 5세트 후반에 접어들면서 대한항공이 속공으로 현대캐피탈의 허를 찔렀다.

이영택의 A속공에 당한 현대캐피탈이 이선규의 A속공으로 응수했다. 대한항공은 곧바로 김형우의 A속공으로 맞섰다. 13-14, 매치포인트까지 몰린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작전타임을 불러 “보비 쪽으로 서브를 넣은 뒤 강동진 쪽을 봉쇄하라”고 지시했다. 김 감독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강동진의 반 박자 빠른 공격에는 김 감독의 ‘족집게 과외’도 허사였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