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日.獨 경기-美는 회복 日.獨은 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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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경제가 앞으로 몇년간은 일본과 독일을 능가할 전망이다.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최근 3년새 최저수준인 6.4%로 떨어진반면 독일은 8.1%로 높아졌다.美경제는 지난해 4.4분기에 4.5%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일본은 이 기간중 경기가 오히려 축소됐다.
로이드 벤슨 前재무장관은 지난주 『미국은 세계경제의 리더이자성장의 엔진』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같은 양상이 독일과 일본이 침체에서 벗어난 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대답은 「예스」다.한때 무기력해진 운동선수처럼 미국은 과거 수년간 헬스클럽에서 재기를 위해 몸을 다져왔다.독일과일본은 이제 막 성대한 오찬을 끝내고 체육관에 등록하고 있는 단계다. 美금융기관들은 수익과 자본이 크게 개선됐고,이자율은 최근 수십년래 최저수준이다.생산성향상과 낮은 임금상승 덕에 美제조업체들이 되살아났다.
미국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6.7달러로 추산되는 반면 일본은 19.3달러,독일은 25.5달러나 된다.이 차이는 줄어들겠지만 미국의 비교우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일본의 경험은 투자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미국의 압력과 아시아국가들과의 경쟁에 직면하면서 일본 대기업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더 심각한 것은 일본경제를 좌우하는 정치시스템이 무 너진 후 이제겨우 개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일본은 아무리 금리가 낮더라도 자금수요가 없으면 경제를 부추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세금을 깎아 소비지출을 자극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지만 감면폭이 너무 작고 시기가 늦어 경제의 동면(冬眠)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의 수석경제분석가로 일했던 스탠리 피셔는 『독일인들은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독일의 복지국가체제는 통제를 벗어났고 舊동독의 처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문제다.
독일은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는 몇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독일 근로자들은 더 열심히 일하면서 임금은덜 받고 세금은 더 내야한다.
세계경제의 변화 역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고있다.80년대가 VCR와 개인용컴퓨터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비디오테이프와 소프트웨어의 시대다.첫번째 게임에서는 일본이 강세를 보였지만 영화와 컴퓨터소프트웨어의 경쟁에서 는 미국이 앞서고 있다.
미국도 어려운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현재 주어진여건은 미국경제의 장래가 과거보다 좋아질 것이고,주요 경쟁국들보다 훨씬 나을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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