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문제로 중동 시끄러워-이스라엘선 전면전도 불사입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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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北-美 핵타결이후 한풀 꺾였던 핵시비가 다시 중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현재 제2의 북한 영변(寧邊)이 된 곳은 걸프 연안에 위치한이란의 부시르 원자력 발전소.
이란은 지난 70년대 착공했다가 이란-이라크 전쟁때 집중 폭격을 맞아 중단된 이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완공하기로 하고 러시아와 지난 8일 재계약을 했었다.중국도 지난 연말 이란에 핵기술을 수출하기로 약속했다.
이에대해 美뉴욕타임스가『이란은 앞으로 5년안에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같은 핵개발 계획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원자로를 공격할 것』이라고 이스라엘 고위소식통을 인용,보도하면서 중동의 핵논쟁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윌리엄 페리 美국방장관은『테러국가의 핵무기 보유가 세계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이란을 지목한 뒤 중국.러시아가 이란의 원전에 접근하는데 우려를 표시했다.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는 정보부대 연설에서『우리는 전면전에 대비해야 한다』며 핵문제로 인한 이란과의 전면전까지 시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과 이스라엘은 수세로 돌아서고 있다.
핵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이 별로 설득력이 없으며,이란의 핵시장에 소외돼 불편한 심기의 미국이 재나 뿌려보겠다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 하고있다.
국제 원자력기구(IAEA)도 논란이 확대되자 10일『IAEA의 사찰결과 이란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며『이란은 평화적 목적외의 다른 핵프로그램을 갖고있지 않으며 현재까지 핵확산금지조약( NPT)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이란을 두둔했다.
이에따라 자신들이 던진 부메랑에 이스라엘의 입장만 난감해지고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스라엘이 적어도 1백50개,많으면 2백개의 핵탄두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것이란게 정설.
반격에 나선 이란은 물론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에 이어 프랑스도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개와 NPT가입을 촉구하고 나섰다.러시아.중국도 이미 이란편에 가담,미국과 이스라엘은 점점 불리한입장으로 흐르고 있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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